12년 전 편지를 만났다.
우리 견우 나의 기쁨
우리 견우는 금월 32개월 된 건강한 내 아들이다.
오늘 라디오 오전 프로그램에서 들려온 비슷한 이의 사연에 공감했다.
"아기가 크지 않았으면 한다"던 모를 이의 말에 순간 너무도 사랑하는 우리 견우가 떠올랐다.
내 아들의 꿈같을 유년기가 그냥 영원할 순 없을까!
찬란한 오월에 햇살 같은 견우 얼굴이 현재의 사랑스러움이 유한함을 알기에 약간은 서운한 마음이 들게 된다.
"큭큭, 꺄르르" 우리 아가의 웃음소리에 내 깊은 곳의 내면까지 적셔 오는 듯하다.
여기까지 아이가 자라오는 동안 나에게 준 기쁨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그 기쁨을 설명할 수 없음은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으리라.
매 순간마다 개벽처럼 변하여온 우리 견우의 얼굴은 항상 현재형의 기쁨이었다.
지나온 모습보다 현재가 훨씬 정겹고 이쁘며, 앞으로 올 우리 견우의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만큼 현재형 기쁨의 보배이다.
그래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바로 얼마 전 과거인 지금 전 견우 모습이 아득히 느껴지곤 한다. 나는 이점에 아쉬움이 더해진다고 느끼는 건 지금의 기쁨과 행복함의 견우 모습을 아주 가까운 미래에 잊힐 수 있다고 하는 점이다.
나는 조금 더 견우와 함께 추억을 남겨야 하겠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겠다.
2005.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