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글씨를 못썼는데요. 어느 정도냐면 내 이름 세 번 쓰면 필체가 다 달랐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군대에서 행정병이 되어 버린 거예요.
서류와 차트를 써야 하는데 재능이 따라주지 않으니 참으로 고생 많이 했습니다.
침낭 속 잠들 때에도 손가락으로 글씨를 그려보며 연습했었고..
휴가 나오면 간판 등을 유심히 보기도 했었습니다.
선임 글씨체라고 해야 할까요?
사수 어깨너머로 필체가 자연스럽게 따라갑니다.
얼굴도 알지 못하는 오래된 선임부터 내려온 걸 알 수 있는데요.
몇 년치 묵은 장부를 보면 개성만 조금씩 다를 뿐 일정한 필체입니다.
어느덧 짬밥을 먹으며 교정이 되어 갔습니다만...
그래서 잘 한건 아니고 최악필만 면했다는 거예요.
재능 부족으로 불화를 겪던 행정반 선임은 밤새 제가 만든 차트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여차저차 군무 이탈을 했던 것도 글씨를 못써서 그런 겁니다.
세월은 흘러 군 전역한 지 21년의 시간이 지났건만...
펜글씨에 대한 갈증이 여전함을 느낍니다.
인생을 망칠뻔했던 경험이. 그래서 더 한 맺힌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세상 손글씨 쓸 일 없다 보니 필체는 점점 못나집니다.
카드 서명할 때나 은행 지로 쓸 때 정도 펜을 잡는데요.
장문의 볼펜 글씨는 얼마나 어려운지는 써본 사람만 압니다.
그러던 중 네이버 카페 홈. 상단_Cafe Story에 보인 [글씨 잘 쓰는 법] 카페로 바로 가입을 했습니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전문가들은 펜 잡는 법부터 다르더군요.
앉는 자세도 잘 잡아야 합니다.
다양한 필체들.. 그러나 하나만 제대로 배우고 싶습니다.
지도해주시는 선생님께 저의 필체를 문의하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글씨를 잘 쓰고 싶습니다.
글씨가 체계가 없는 걸 잡고 싶습니다.
어떤 체를 연습하면 좋을까요?
답변으로
뭔가 희망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편한체?
이름부터 마음에 듭니다.
바로 교재를 구입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날아온 두툼한 우편봉투..
써주신 주소만 봐도 역시 손글씨가 너무 멋집니다.
사진으로 안 남길 수가 없네요.
다 보여드리고 싶지만 개인정보 가 많아서..ㅎㅎ
어떻게 쓰면 좋은지 교재 설명서가 있고요..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주 많은 양의 깨끗한 인쇄가 A4에 담겨 있네요.
기존의 펜글씨 교본은 책자로 되어 있어서 쓰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글씨도 큼직한 게 어쩌면 초등학생 글씨 연습 같지만
이제껏 잡지 못한 글씨의 체계는 따라 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지 싶어 졌습니다.
글씨를 연습할 때는 잘 돼도 빠르게 쓰면 다시 자신의 글씨가 나오게 됩니다.
이는 뇌가 기억하는 습관이 오래돼서 무의식이 되면 그러는 거예요.
자꾸 따라 쓰면서 뇌를 속여야 하는 게 관건입니다.
열심히 한 다음 나중에 잡힌 필체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