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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Mar 30. 2019

설레는 내일 아침을 기다리며

2014.12.22 글_한겨울 월미도 알몸 마라톤 후기 겸


오늘 체육관 

벤치프레스 바벨 들면서 '알몸 마라톤대회'에서 찍은 내 사진이 기억났다. 

최근 나름 운동 위주로 생활을 했지만.

음주, 늦은 폭식, 밀가루, 튀김 요리를 아낌없이 먹고살았더니

옆구리 살 빠지지 않았고 

더 내려가지 않는 상시 18% 체지방 보존이다.  

비계가 더 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려나! 


아마 몇 년 전 내가 지금 나를 본다면

"써플라이즈~ 야 너 제대로 인생 살았구나?"

했으리라..


하지만 

나는 이미 그때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됐고, 당시 올챙이 적 고민이 기억나지 않는다. 


부족한 내 몸 부위들 떠올라 일을 서둘러 마친 후 체육관에 와 있다. 

웨이트를 하는 도중 갑자기 

'사람이 만족하는 순간이 있을까?' 


불만 내역이 확인되면서 운동은 조금 더 강하게 한다. 

식이조절! 

절제하라는 강렬한 메시지도 받았다. 


만일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재력을 쌓아놓은 몇 년 후 나를 미리 볼 수 있다면?


"역시 대단해! 난 이뤘어. 만세~!"를 외치며 미리 좋아할 거야 분명히.


하지만 그때로 막상 간다면 지금 내 힘겨운 고민을 올챙이로 치부하며

더 커진 어떠한 욕망만 바라보며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겠지 싶어.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점점 운동을 위한 운동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듯이

행복을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돈을 위해 돈을 버는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아직 그럴 정도의 수준이 아닌 거야 당연히 잘 안다.  


운동을 시작하고 2~3년 정신줄 깜빡 놓았다가 눈을 떠보니 

한겨울 알몸으로 길바닥을 뛰 댕기는 나를 만났다. 

'내 인생, 이거 뭐 어찌 돌아가는 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내 운빨만 믿으며 살면 되겠거니 싶다.    

잠시 뭔가에 홀려서 혼수상태 몇 년 있다 정신 차렸을 때 

또 어떤 나를 놀랍게 만날는지.ㅎㅎ  


내 쐿복, 믿어 보련다.  

은근히 기대가 되는데? 



그래서 오늘의 고민은 잠시 접고 

일단 편안히 잠을 자야겠어 


설레는 내일 아침을 얼른 만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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