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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Jun 29. 2016

이월하 옹정황제 전 10권을 읽고서.

지금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지도자가 이분이다.


지난번 강희대제 12권에 이어 옹정황제 10권을 재독 했다.


이 책은 처음 볼 때도 흠뻑 빠져들었지만 두 번째 읽으니 더 깊고 풍부하게 읽혔는데..

방대한 역사적 사실과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들을 한번 인지한 뒤라 더 읽기가 편했다고 보는 게 좋을 거다.



작가 이월하가 풀어가는 대하소설은 대륙의 넓이만큼 스케일이 크고 거대한 황하처럼 도도히 흘러간다.

풀어나가는 방식은 강희대제와 비슷해서. 넷째 아들 윤진으로 등장했던 옹정제가 황제로 등극하자마자 황제 말투로 바뀌는게 어색했는데.. 강희제와는 또다른

새로운 황제 옹정제의 개성이 잘 살았다.


- 1억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 셀러.

- 삼국지를 넘어설 유일한 작품

- 드라마화 중국판 모래시계

- 세계에서 가장 유능하고 완벽했으며, 선의에 가득찬 악의의 독재군주로 평가.

- 냉혈왕으로 불릴 정도로 잔혹한 정치를 펴.

- 오직 정무에만 매달린 옹정제는 '입국지조'



강희제는 따듯한 할아버지 같은 멘토 같다면 옹정제는 꼬장꼬장한 선생님 같다.

강희 말년 해이해진 관리들의 부패와 흐트러짐을 재정비하는데 무섭게 사력을 다했다.

황제라면 구중궁궐에서 수많은 미녀들을 마음껏 향유할 것 같지만 옹정은 그러지 않았다.  

일, 일, 일에만 몰두한 아마도 역사상 황제 중 가장 많은 일을 했을 것이다.   

아들도 여럿 낳지만 많이 죽고 겨우 셋을 건졌을 뿐이다.

당대의 일반 귀족에 비해 비빈도 적었고 여색을 멀리했다.


하루 4시간 수면을 하며 전국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문서를 일일이 다 읽고 의견을 적어 내려보냈다.

조선의 임금은 신하들 속에서 전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청의 황제는 모든 권력을 틀어진 엄청난 자리다.


이 소설의 관점이 황제다 보니 그를 둘러싼 북경의 관리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또 멀리 지방으로파견 나갈 신하들을 적재적소에 임명하고 잘못을 파헤쳐 파면하고 벌을 주는 내용이 많고,

서부 전쟁으로 인해 병력을 보내며 그 장수들이 반란하지 못하도록 병권 장악도 신경 써야 하고,

엄청난 재정지원이 관건이 전투의 후방 관리들간의 파워게임도 읽어내야한다.

여하튼 옥좌는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각 지역 성의 순무, 제독들이 일을 잘하는지. 그들은 서로를 감시하게 하였고,

각자에게 1:1 밀주 보고를 자세히 써 보내라고 재촉한다.

그들은 상호 견제 속에 국가를 위해 소리없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한다.  

황제는 권력의 중심에서 이들을 격려하고 때로는 무섭게 혼내며 자신이 구상한 이상적 나라가 되게끔 관리한다.

직접 파견한 수많은 비선라인 즉, 밀정의 보고를 통해 거짓보고를 찾아내고 엄히 책임을 물었다.


일 예로

황제는 관리들에게 도박을 엄격히 금지시켰는데 그들 중에는 중독자가 있었다.

황제 몰래 골패 도박을 했던 왕문소..

지방으로 발령받아 황제를 알현한 왕문소는 황제의 물음에 도박을 했노라고 용기를 내여 사실을 고했는데.

황제는 이미 밀정들을 통해 상세히 내막을 알고 있었다.

또 한 번은 자객을 보내 자금성의 경비를 맡고 있는 본부의 현판을 떼어온 적도 있다.

"자네의 현판은 어디 있는가?"라는 황제의 뜬금없는 질문에 책임자는 당연히 "잘 걸려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했는데

현판을 보여주며 경비에 구멍이 있었음을 질책했다.. 그리고 한동안 그곳에는 현판을 주지 않는 수모를 내려주었음은 당연하고..

수많은 밀정들이 올리는 보고를 통해 관리들이 황제를 속이지 못하게끔 철저히 관리했던 것이다.



철인 폭군 옹정제의 눈을 피해 가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사람의 본성은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법.

처음에 뛰어난 자질을 보여 발탁된 자들도 때가 되면 뇌물을 받았고, 부패했다.

황제는 이를 놓치지 않고 국가를 바로 잡아 나간다.


그도 화가 나서 주체를 못 할 적이 있었는데..

아버지 강희제가 유언으로 남겨준 말에 가라앉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계급용인.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심을 키워라.


수십 년 내려온 관행과 싸우면서 한 번에 모든 것을 갈아 치우지 못함에 답답할 때 이 글을 크게 써놓고 보고 또 보았다.




강희제부터 명재상으로 아들 옹정제까지 보좌하는 장정옥을 빼놓을 수 없다.

이분의 금처럼 여기는 명언 또한 나에게 소중한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순간 어떤 말을 해야 할 때.. 이분은 이 말을 명심하며 차분한 대응에 주력했다.

"만 마디 옳은 말보다 하나의 침묵이 소중하다"

어쩌면 옳은 말로 모시는 황제와 본인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을 때 장수하는 재상으로 역사상 훌륭한 인물로 남게 한 금언이 아녔을까?



기가 막힌 명언들이 쏟아지는데 다 담을 수는 없고 일부만 읽어보자.



신하가 큰 잘못을 했지만 벌을 내리지 않으며..

"염라대황전 앞에 가보니 빨간 기둥에 이런 글귀가 씌어 있었대. '목적이 있는 선의는 아무리 베풀어도 상을 내릴 수 없고, 무심코 저지를 죄악은 아무리 커도 벌을 내리지 않는다"


이 글을 신하에게 선물하며 소신껏 백성을 위한 일을 하도록 격려했다.   


"세상일이란 바둑 두는 것과 같아서 언제 기막힌 반전이 생길지 모릅니다. 솔직히 코 앞의 일도 예측할 수 없는데 어찌 뒷 일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작년에 인천 계양에서 여의도까지 23km를 달려가고 있었다.

얼마나 건강한가! 그런데 고속의 자전거에 치어 갈비뼈가 석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딱 이 말이 와 닿더라..

불과 사고 1분 전까지 난 활활 타오르는 에너지를 품고 누구보다도 멋지게 달리고 있었지 않은가!

사고를 목격한 동료는 내가 죽은 게 아닐까 걱정을 했단다.. 큰 사고였지...

이처럼 예측 못할 사고도 있지만..

그렇다며 큰 복도 예측 없이 받는 게 아니겠는가..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 자체가 예측되지 못한 큰 선물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ㅎ




다행불의필자폐
- 나쁜 짓을 많이 하는 것은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

"사악한 행각을 밥 먹듯 하고 다니는 자는 굳이 손보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가 판 함정에 삐지게 돼 있거든요"




많은 고민이 안개처럼 생겼을 때 이 말은..

죽으라는 게 아니다.

모든 게 명에 따른 거라 여기고 순응 하라는 말이 와 닿았을 뿐이.






 문신은 간언에 죽고, 무신은 전쟁에 죽는다.


옹정 황제는 고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고신이란 고독한 신하를 말한다.

충신은 무조건적 주군의 뜻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면, 백성에서 괴리될 수 있다.

하지만 고신은 뚜렷한 신념과 정의로 자신에게 떳떳 하다면 백성과 주군만 보며 주위에서 뭐라 하든 밀고 나가는 신하다.

청에서 총독과 순무는 비난과 오해가 끊이지 않는 높은 자리다.

옹정제 본인이 아버지 황제 밑에서 일을 할때 외로운 고신 이였다며, 그렇게 일하는 신하의 노고를 알아주겠다는 약조다.

 

청나라 강희, 옹정, 건륭 삼대에 걸친 청 최대 전성기 한복판에서 그는 새어나가는 국가의 재정을 모았고,

국경지대 불안한 지역을 깨끗이 안정시켰는데 재위 기간은 불과 12년 밖에 안된다.

너무도 검소한 생활이 습관이라 소식과 채식을 하던 황제.

아직은 한참 더 일할 수 있는 50대에 승천했는데 미루어 짐작컨데 과로 사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후 청은 전 세계 아무도 경쟁할 대상이 없는 확고한 대국으로 굴기를 이뤄낸 대단한 성과를 만들었고, 그러한 국가를 다음 황제에게 물려준다.


지금 우리 나라를 보면 관리들은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군은 비리로 얼룩졌으며, 기업은  끝없는 부를 축적한다.

국가는 세금을 늘려도 어디로 다 새 나가는지 국민에게 돌아오는 복지는 적어졌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옹정제 같은 지도자가 나타나면 좋겠다는생각이 들었다.


이명박근혜 정부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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