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 달리기 모임.
살다 보면 뜻대로 되는게 아니란 걸 알지만.
달리고 싶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기 싫어도 하게끔 하는 배후 조종자 압력이 있습니다.
자기가 달리고 싶은데 나보고 달리기 모임을 소집하라는 뭐 그런 류의 부탁 아닌 부탁. ㅎ
아침 5시경 이불 위에 앉은 채 굳어있는 발바닥을 조물거리며 시작합니다.
두 손으로 꼼꼼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지만...
덜 깬 잠도 날리는 효과가 있어요.
시간 남으면 종아리까지 마사지를 합니다.
그렇게 주섬주섬 옷을 입고,
어두운 방에서 장갑, 비니, 시계, 허리 벨트, 폰, 차키를 챙깁니다.
아! 화장실... 한번 들려주고..
차를 타고 출발.. 인천대공원..
약속 장소에 오분 늦었네요.
저기 어두운 곳 어떤 남자 러너가 몸을 풀고 있군요?
우리 회원 모로 님입니다.
모로 님은 완벽한 러너 몸매에 스포츠 복장과 빨간 벙어리장갑이 아주 멋들어졌습니다.
아리 님이 내려온 커피... 으음.. 이 맛은 어디서 보기 힘든 특이한 향이 있네요..
인천대공원을 달려서 넓은 호수 반을 돌아 남문으로 나아갑니다.
영하 3도쯤?
얇은 바람막이가 딱 맞는 보온이며 비니는 땀으로 젖게 됩니다.
아주 좋습니다. 달리기 좋은 기온입니다.
다만 미세먼지.. 으!
어제 보다는 약간 좋아졌지만 일본 기상청 예보 기준 총 6단계에서 4급 수준입니다.
전 버프로 코와 입을 막았는데요. 표현은 안 했지만 옆에서 달리는 아리 님과 모로 님한테 살짝 미안합니다.
마치 나만 안전벨트 메고 운전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군요.
그나저나 아침 달리기는 빠르지 않아야 하는데 아리 님 속도가 붙으며 숨이 찹니다.
오르막이 1km 남짓 이어지 곳을 겨우 넘었을 땐... 한시름 놓지만 급격한 내장 활동으로 아랫배에 신호를 받습니다.
속력은 점점 높아집니다...
4.5키로 달려온 공수부대 정문 복지관건물 화장실로 급행~!!
냄새~
약수 한잔 시원히 마신 뒤 아직 어두운 길 되돌아 섭니다.
가벼워진 몸(?)으로 아주 경쾌히 돌아온 정문 앞 벤치..
'그거리 그 벤치'에 두고왔던 남은 커피로 입을 가신 뒤..
또 새로운 일상이 있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몇 년을 항상 달렸던 코스 7.2km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