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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Jan 07. 2017

"이뻐서 너 점지할 때 행복했거든"

도깨비 11화 중에서

드라마 '도깨비'에서 삼신 할매는 김고은을 향해 "이뻐서 점지할 때 행복했다"는 말을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삼신할머니 점지받고 태어난다.

점지란 아이를 지정해서 준다는 말로 여기에는 신성함이 느껴진다.


삼신 할매는 산모와 아기를 보호해주는 우리 민족의 고유 수호신인데

 대사는 어딘가 깊은 곳을 찔렀기에 글을 쓰고 싶어 진 거지.




삼신할매의 전설은 어머니의 어머니...

그 끝을 알 수 없는 태초의 모계사회에서 내려온 이야기라 생각된다.

그렇게 잠재의식 속에 있던 걸 드라마를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는데

어쩌면 우리 오천 년 역사에 함께 해온 웅녀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마늘과 쑥만으로 백일을 견딘 인내의 상징 웅녀.  

단군을 낳음으로써 시조모가 되시는데

시조모께서 삼신할머니 이야기로 남아 나와 내 아이...

내 아이의 아이..  그 모두를 지켜주시는 것으로 한다면 너무 억지는 아닐 것 같다.

정화수에 손 모으던 어머니들의 기원처가 삼신할머니인데

결국 우리 민족 전체를 관장하는 신이 그런 할머니의 마음이라면

따듯함이 느껴진다


가족의 축복 속에 온 아기도

그렇지 못해 엄마 없이 자라는 아기도

결코 그냥 방치된 게 아니라

따듯한 태조모의 보살핌 속에 있는 것.


드라마는 예상치 못한 감상을 제법 세게 툭 쳤다.

그래서 그 말을 들을 때 눈물이 핑 돈 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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