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뻐서 너 점지할 때 행복했거든"
도깨비 11화 중에서
드라마 '도깨비'에서 삼신 할매는 김고은을 향해 "이뻐서 점지할 때 행복했다"는 말을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삼신할머니 점지를 받고 태어난다.
점지란 아이를 지정해서 준다는 말로 여기에는 신성함이 느껴진다.
삼신 할매는 산모와 아기를 보호해주는 우리 민족의 고유 수호신인데
이 대사는 어딘가 깊은 곳을 찔렀기에 글을 쓰고 싶어 진 거지.
삼신할매의 전설은 어머니의 어머니...
그 끝을 알 수 없는 태초의 모계사회에서 내려온 이야기라 생각된다.
그렇게 잠재의식 속에 있던 걸 드라마를 통해 현대적 감각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는데
어쩌면 우리 오천 년 역사에 함께 해온 웅녀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마늘과 쑥만으로 백일을 견딘 인내의 상징 웅녀.
단군을 낳음으로써 시조모가 되시는데
시조모께서 삼신할머니 이야기로 남아 나와 내 아이...
내 아이의 아이.. 그 모두를 지켜주시는 것으로 한다면 너무 억지는 아닐 것 같다.
정화수에 손 모으던 어머니들의 기원처가 삼신할머니인데
결국 우리 민족 전체를 관장하는 신이 그런 할머니의 마음이라면
따듯함이 느껴진다
가족의 축복 속에 온 아기도
그렇지 못해 엄마 없이 자라는 아기도
결코 그냥 방치된 게 아니라
따듯한 태조모의 보살핌 속에 있는 것.
드라마는 예상치 못한 감상을 제법 세게 툭 쳤다.
그래서 그 말을 들을 때 눈물이 핑 돈 게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