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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Feb 28. 2017

서울둘레길 8코스 완주

산악 달리기_8-2부터 34km 7시간.

2015년 6월 메르스 창궐로 각종 마라톤 대회는 취소되고 있었다.

마라톤 동호회에서는 서울 둘레길을 도전하자는 제안으로 시작된다.


매주 1코스씩 찍어나가던 나는 6코스 완주 후 사고로 멈추게 된다.

늑골 골절로 정확히 3개월 뒤 7코스를 완주했다.


마지막 코스인 8코스... 거리상으로 두 코스 분량으로 한 번에 끝내기는 아직 내 기량이 부족한걸 안다.

작년 6월.

시작한 지 만 1년 만에 157km 마무리를 찍으러 8코스를 도전한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고생만 하고 중도 포기를 해야 했다.


다시 엄두를 못 내던 중 지난 2월 26일 재도전하게 되었다.




지난번 8-1코스 까지는 도장을 확보했기에 

이번에는 8-2 북한산 생태공원부터 출발을 합니다.  

날씨는 쌀쌀해서 손이 시릴 정도지만 조금 달리면 아주 좋을 그 정도 기온입니다. 



아! 저 멀리 스탬프를 찍는 포인트가 보이는군요. ㅎ 


오랜만에 다시 만난 빨간 우체통의 스탬프 포인트. 

너무 반갑다~ ㅎ 



기분 좋게 하나 찍고 살살 달려 봅니다.    

북한산 자락... 북한산 둘레길과 함께 이어지는 곳의 풍경이 멋지네요.   



많은 분들이 등산화를 착용하고 걸으시는데요. 

우리나라 대부분 산들이 그러하듯 길이 잘 가꾸어져 좋습니다. 

그래도 운동화는 미끄러울 있습니다.  

트레일 러닝화 정도면 못 갈 산이 없다고 봅니다.     



서울둘레길과 북한산 둘레길 표기가 같은 곳을 계속 가리킵니다. 

(서울둘레길이 완성이 되면 그때부터는 북한산 둘레길 표기만 나오니 지나치지 말 것을 주의)



자 그럼 다시 풍경도 보고... 돌아보겠습니다. 

북한산 조망이 마치 병풍처럼 산이 둘러쳐져 아주 장관입니다.    



서울둘레길은 꼭 산길만 있는 것은 아니죠. 

평창동 길로 지나는 서울 높은 동네에는 올라갈수록 대저택이 나타납니다. 

돌을 쌓아 축대를 아주 높게 올린 성 같은 집들도 있고요.  

마침 사진은 멋진 저택을 담지 못했지만 여기는 드라마에서 종종 봤음직한... 재벌들 사는 동네인가 봅니다. 

 

그런데요... 

그냥 차원이 다른 부자 동네구나 구경할만합니다.

지나가며 언 듯 보이는 문 안쪽에 보면 정원이 넓은 집들이 많은데도 이상하게 개 짖는 소리가 없더군요. 

이런 집이라면 개를 키우고 살법 한데 싶었습니다. 

지나가는 길고양이 한 마리 봤을 뿐이네요.   



ㅎㅎ 이건 우리 동네에서도 보기 힘든 차가 있네요. 

상태가 아주 깨끗합니다. 반갑다 티코야~ ^^   



언덕을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만나는 큰 절~!! 

이름은 모릅니다. 관심도 없고서..ㅎㅎ

길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마음만 챙겨 갑니다.  


뜬금없는 이 차는 뭥미?.. ㅎ     





도장 하나 획득할 때마다 끝이 가까워 오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  

도장 찍고 돌아서니 종교 팸플릿을 나눠주시네요. 나중에 읽기로 하고 가방에 넣은 채 달려갑니다. 

조금 있다가는 불교대학 나오라는 팸플릿 주시는 분도 있었는데..

그것도 가방에 넣어 달라고 등을 내밀었더니 젊은 아주머니들 호호호~ㅎ   



둘레길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아닙니다. 구비구비 지나나 갈 뿐이죠.

다른 분들은 등산을 시작하는 곳인데 전 옆 길로 뚫고 나왔네요.. 다시 그 옆으로 표지판을 보며 지나칩니다.



구름 전망대~



많은 분들이 북한산은 명산이다 하는데요.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감탄이 나옵니다. 

지난번 둘레길 잘못 돌아 북쪽에서 볼 때도 기가 막혔지요.  



전망대에서 내려보는 시내 풍경.


길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언제 나올지 모릅니다. 

참다 참다 노상 해결(?)을 한뒤 돌아서면 바로 화장실이 보이기도 하는데요.. 

배가 고파져 식당이 나오길 기대하지만 못 참을 때까지 왔습니다. 

결국 비상식량 삼각김밥을 맛도 모른 채 허겁지겁 털어먹고 생수 한 모금. 씹으며 다시 출발~. 






국립 419 민주묘지가 아래로 멋지게 보입니다. 처음 봅니다. 




동호회 단복을 입고 걷다 달리는데요. 

지나가는 아주머니들 "마라톤 파이팅" ^^
그리고 지나가는 제 뒤통수로 들려오는 말씀들..

"마라톤 선수인가 봐"

헐~

힘들어도 쪽팔리니까 걷지 못한 채 뛰게 됩디다.. orz



다시 상가로 나온 길.. 여기서 제대로 한 그릇 해결하기로 합니다. 

GPS 시계 가민도 충전을 걸고 설렁탕 한 그릇 시킵니다. 


에라 모르겠다.. 막걸리 한병도 추가~ 





느긋이 먹고 일어섰지만 배가 출렁돼서 달리진 못하겠네요... 술기운도 살짝 올라옵니다.. 

아 기분만은 지금이 최고 조타~ㅎㅎㅎㅎ


그런데 언제 또 가냐...

지금까지 20km(4시간 소요),,, 앞으로도 10km 남았는데..   

출렁이는 배를 잡고 만나는 화장실 두 번 물을 빼고 나니 진정이 됩니다. ㅎ




저는 역사를 참 좋아합니다.  

연산군 묘가 나오네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조금 거짓말 보태면 봉분 하나가 버스만 합니다. 

왕으로 죽은 것도 아니고 사화를 벌여 선비를 많이 죽인 연산군.

강화도 유배 가서 죽은 실패한 왕도 저렇게 웅장하군요.. 31살에 죽었는데 왕자 예법에 따랐다고 합니다.




도봉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얼추 소화도 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원래는 도봉산 탐방센터에서 멈춰야 하는데요. 

아까 말했듯이 서울둘레길 표기가 없음에도 북한산 둘레길 표기를 따라 달리다 보니 2km를 오버했습니다.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정말 죽을 맛. -,.-;

그래도 표정만큼은 상콤하게 ^^ 



 


청년시절 몇 번 왔던 다락원 YMCA 캠핑장ㅎ 기념사진 한방 남깁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 도봉산 탐방센터 옆 마지막 스탬프 획득...  끗~


  

서울둘레길 157km의 대장정.. 

그리고 2015년부터 시작한 드라마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만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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