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있는 오픈소스 영문 폰트
이번에 책덕의 브랜딩을 다시 하려고 보니 일단 로고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생각해왔지만 디자인 경험이 적다 보니 쉽사리 바꾸기가 어려웠다. 바꾸려면 제대로 해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기도 하고.
손글씨나 그림은 완성도가 떨어지니 이미 존재하는 폰트의 느낌을 살려서 만드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고(로고로도 사용 가능한) 책덕의 정체성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폰트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예전에 즐겨찾기 해두었던 citype.net이라는 사이트가 생각이 났다.
Citype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City+Type의 합성어로 각 디자이너들이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폰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밀라노, 암스테르담, 부에노스 아이레스, 런던, 헬싱키, 멜버른, 마이애미 등의 도시의 느낌을 담은 폰트를 자유롭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각 폰트마다 도시에 대한 설명과 해당 폰트로 작업한 디자인 예시도 볼 수 있다.
글자 모양을 알아보기 힘든 실험적인 폰트도 있지만 꽤 깔끔하고 귀여운 폰트도 있다. 실험적인 타이포의 경우 꼭 의미를 드러내는 용도가 아니라 디자인 요소로 다룰 수 있겠다. 서울 폰트도 나오면 재밌겠다 싶었다. (물론 국내에서 만든 무료 지역 폰트는 꽤 많다. 고양체, 포항막걸리체, 부산체, 서울남산체, 전주체 등등. 아래에서 언급하는 눈누 사이트에서 찾아보자.)
나는 그로닝겐이라는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폰트가 마음에 들었다. 동글동글하고 귀엽고 유쾌한 느낌이 책덕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폰트로 이리 저리 글자를 써 보고 변형해 보는 과정도 재미있다.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놀다 보면 뭐라도 꽤 괜찮은 게 나오지 않을까. 오늘도 나를 괴롭히기보다는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는 자기고용 노동자 자유 일꾼 되시겠다.
상업적 이용 가능한 무료 한글 폰트는 많이들 알다시피 눈누라는 사이트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사용 범위가 CI, BI는 포함하지 않을 수 있으니 잘 살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