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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리 Sep 16. 2015

나무 숲과 아파트 숲 사이, 반반한 책방

책덕, 책방에 가다

노원에 작은 책방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참 반가웠다. 노원구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가끔 방문하곤 하는 곳이다. 노원구를 떠올리면 커다란 나무와 투박한 아파트 단지가 떠오른다. 물론 청소년들이 다 쏟아져 나온 듯한 역 주변 번화가와 동네 사람들이 모두 이곳에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백화점도 생각이 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해야 할까? 아참, 어린 시절을 노원에서 보낸 친구가 소개해준 맛있는 즉석떡볶이집도 빼놓을 수 없지.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에 나오는 지도 (출처 : 반반북스 블로그)


지도에서 서울 꼭대기에 있는 책방이 바로 반반북스이다. 

울창한 숲을 지나는 기분으로 반반북스로 걸어간다. 역에서 10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아파트 상가 안 2층에 있어서 다 와서 헤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컵케이크를 사가느라고 조금 돌아갔다. 산책하기에 좋은 길을 따라서 터벅터벅.


아파트 상가에 간판이 걸려 있긴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바로 아래 '문구완구'의 존재감이 너무 크다.)

사진 출처 : 반반북스


미로 같은 상가 입구를 찾아서 올라간다. 왠지 모를 향수가 느껴지는 아파트 상가 세탁소 옆에 자리한 반반북스.


네모난 공간에 책들이 알차게 진열되어 있다. 오픈한 후에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리저리 배치를 많이 바꿔보았다고 한다. 

가운데 하얀 책장의 비밀은? 바로 바퀴가 달려 있어서 쉽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양면에 책을 꽂을 수 있 데다가 바퀴까지 달린 레어 아이템을 중고로 구했다고 한다. 책방 잘 하라는 계시로 구해진 책장은 아닐까?


냉큼 걸어놓은 미란다처럼 가방
중고 책 코너도 있다.


직접 가보면 사진에 담지 못한 숨은 공간과 책들이 많다. 아마 실제로 구경하는 편이 책방의 매력을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인스타그램으로 음식과 요리를 사랑하는 분인 줄로 짐작은 했는데 역시나 반반북스 주인장은 먹는 것을 즐기고 나눠 먹는 것도 즐기는 분이었다. 작은 냉장고에서 이런저런 주전부리를 주섬주섬 꺼내어 권하셨다. (먹는 거 주는 사람은 나쁜 사람 아니지요? 하하)


책방 주인장은 북디자이너로 오랫동안 일했다고 한다. 지금도 디자인 일을 하고 반반북스에서 인디자인 수업도 한다. 제주도에서 보낸 6개월을 엮어서 독립 출판물로 만들기도 했다. 디자이너의 눈으로 보면 독립 출판물들의 어설픈 점이 거슬릴 수도 있을 텐데 오히려 그런 개성이 사랑스럽고 재밌다는 반반북스 주인장. 


반반북스에서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것은 제작자들에 대한 애정이다. 어떤 책이든 매력을 찾아내줄 것만 같달까. 소규모 출판물들과 '폴인러브'한 반반북스 책방의 모습은 따뜻하고 정겹다.



책방에서 산 책

<서귀포 140일: 혼자여도 좋아>와 노트


반반북스 주인장께서 만든 <서귀포 140일> 그리고 귀여운 우산 노트도 하나 샀다. <서귀포 140일>은 집에 오자 마자 후루륵 읽고 말았다. 친구의 일기를 엿보듯 서귀포에서의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고 나중 여행을 위한 깨알 팁도 얻었다. 



소규모 출판 가게 반반북스 

인스타그램 @banbanbooks

반반북스 블로그 http://banbanbook.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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