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친구가 사준 로또를 엄마 집에서 맞춰 본다. 아빠와 엄마를 개구지게 부르며,
"아빠! 엄마! 시방부터 친구가 사준 로또 맞춰볼라고. 당첨되믄 친구한테 연락혀? 말어?"
엄마, 아빠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이구동성으로 한 목소리를 내셨다.
"연락혀야지. 친구가 사줬응게 같이 노나 가져야지."
그래서 나는 얄팍한 마음을 싹둑 잘라버렸다. 그렇게 일등 당첨금을 사이좋게 나눠가질 마음을 먹고 번호 맞추기를 시작했는데, 기도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꽝이다. 말짱 꽝! 로또를 사준 친구 녀석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사라진다. 다음엔 제대로 된 번호를 사달라 해야겠다. 놔눠 가질겅게 걱정 붙들어 메라고 험서.
이쯤 되면 내가 손가락이 하나 부족한걸 다들 눈치채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