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찬 이 가을에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좋아하는 찐 팬이 사는 집, 그 집 거실에 마감일 없는 개인전을 열었다. 엄마는 눈을 꿈뻑꿈뻑하며 내가 그린 그림을 손으로 만지작 거린다. 호기심 그득한 얼굴 표정으로 연신 신기해하며, 이것이 진짜 네가 그린 것이 맞냐 묻는다. 엄마에게 큰 선물을 한 것 같아 나도 기분 좋게 웃는다. 엄마가 두세 번 물을 때 두세 번 똑같은 대답을 한다.
- 응. 엄마. 엄마 아들이 그린 거 맞당게.
늦은 저녁에는 아내와 다이소에서 핀을 사 와 엄마 거실벽에 전시회를 열고 전주로 왔다. 운전하던 아내가 갑자기 퉁명스럽게 나를 불렀다. 근디 여보! 나 쫌 서운해. 왜 그림을 다 어머니 집으로만 가져가요? 그 비 오는 날 자동차 불빛 그림하고 어두운 밤바다에 별 쏟아지는 그림이 나는 좋던데.... 한다. 순간 찾아온 정적. 아내에게 미안해서 마땅히 할 말이 없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고 난 후 혼잣말로, 그려? 그럼 밤바다에 별이 억수로 쏟아지는 그림을 그려서 각시한테 바쳐야쓰것네....... 했다. 아내는 서운함이 덜 풀렸는지 시큰둥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정적. 나는 다시금 목소리를 가다듬고, 여보! 내가 엄마 몰래 비 오는 날 자동차 불빛 그림하고 밤바다 그림 훔쳐올게....... 했다. 아내는 흡족하게 웃으며, 내비둬요. 어머니 좋아하시잖아....... 한다. 나는 각시하나는 잘 얻었다 생각하며, 조수석에 앉아 흐뭇하게 웃었다. 밖은 어두웠지만 맘은 환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