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한밭수목원을 걸으며 몸에 익은 행동을 했다. 오른팔을 앞뒤로 흔들고 좌에서 우로 허리를 돌려, 몸통 틀기를 했다. 반복적으로 했다. 머리에는 모자를 썼거니와 마스크까지 한터라 창피함이라고는 쌈을 싸서 먹은 듯했다. 편했고 재밌었다. 힐끔힐끔 눈치를 보긴 했지만, 열심히 팔운동과 몸통 운동을 하며 걸었다. 잠시 멈추었다. 정지 동작에서 구분 동작 연습을 하기 위함이었다. 사람이 적게 다니는 곳을 찾아 나무를 마주하고 연습했다. 그렇게 즐겁게 탁구 스윙을 연습하고 있었다.
갑자기 검은색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동작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조금 창피하기도 했거니와 아줌마의 접근이 예사롭지 않았다. 다가온 아줌마는 내 앞에 서시며 오른팔을 뒤로 젖히며, 탁구하시나 봐요. 저도 탁구 좀 하는데…. 어디서 운동하세요? 저는 무궁화아파트에서 하는데요. 요즘 탁구를 못 쳐서 너무 답답해 죽겠어요. 어휴, 보기 좋네요. 라고 말했다. 아줌마는 한참을 혼자서 내가 하던 동작을 해 보였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이고는 유유히 사라지셨다. 열심히 하세요. 호호호.
지금은 산책과 운동을 마치고 운동 중에 찍은 사진을 정리 중이다. 종설과 주환 친구에게 사진의 구도를 설명 들어서 그런지 맘에 드는 사진이 몇 장 없다. 아는 게 병인지 예전엔 마냥 흐뭇했던 사진들이 볼품없다. 모르는 게 약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나저나 아직도 그 선글라스 아줌마 웃음소리가 귀에 쩌렁쩌렁하다. 아줌마는 왜 붙임성이 좋을까? 그 아줌마도 지금쯤은 퇴청혔겄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