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식구들이 모두 바쁘다. 우리 집은 화장실이 하나다. 씻는 것을 가족에게 의도치 않게 양보한 아침이다. 아마도 집에서 내가 제일 늦게 나갈 것 같다. 우리는 아내의 호령에 모두 식탁에 둘러 모였다. 바쁜 만큼 빠르게 아침밥을 입에 넣는다.
아내가 준비한 정성스러운 국이 일품이다. 배춧잎과 시금치에 된장을 풀어 푹 끓인 된장국이다. 첫 숟갈을 입에 떠 넣으니, 목구멍을 톡 쏜다. 칼칼하고 맛지다. 그렇게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똬리를 틀고 있는 아침이다. 갑자기 아내가 허공에다가, 국 맛있다고 안허네? 맛 읎나보지? 라며 한마디를 던진다.. 그러고는 나를 또렷하게 바라보며 응답을 기다린다. 순간, '헐! 늦었다' 싶었다. 난 아내의 취조에 동물적인 반응으로, 아니여! 여보! 맛있어! 라고 응수했다. 아내는 나의 뻔한 대답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나 한 듯이, 엎드려 절 받기네! 라고 가볍게 받는다. 나는 아내의 의심을 풀기 위해 빛의 속도로, 아니여! 여보! 칼칼허니 맛있어! 라고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아내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늦었어! 끝났어! 라며 나의 입을 막았다. 타이밍은 중요하다. 버스 떠나고 손 흔들어봐야 말짱 꽝이다. 오늘은 타이밍 잘 맞추는 하루가 되자. 좌우당간에 이 아침이 솔찬히 행복하다.
- 여보! 된장국 칼칼허니 죽여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