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출장을 마친 후, 집에 무사귀환했습니다. 초여름 밤바람이 시원합니다. 아내랑 갑천으로 해서 남문광장을 빙빙 돌았습니다. 거참 이상하지요. 그제도 마셨는데 어젯밤도 생각나더군요. 가슴팍 시원해지는 생맥주 한 잔 당기더군요. 우린 동네 호프집에 들렀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생맥 두 잔이 나왔습니다. 하얀 거품이 살짝 올라간 맥주가 왜 이렇게 부드럽던지요. 차가운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순간 아내가 맨트를 날렸습니다.
"여보! 당신 어제도 마셨다면서... 조금만 마셔요."
아내 딴지에 적당히 대꾸를 해야 하는데 쪼끔 어렵더군요. 어쨌든 아내말은 팩트이니깐요. 요렇게 저렇게 짱구를 굴려보니 기똥찬 맨트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찬찬히 부드럽게 말했죠.
"여보! 어제 하고 파트너가 다르잖아."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응대인가요. 아내의 장군 외침을 거침없이 막아서는 멍군외침이지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던 제 눈을 아내가 빤히 쳐다보더군요. 그리곤 다시 장군을 외칩니다.
"여보! 당신 간은 어제 그 간이예요."
이번 전투도 완패입니다. 아내 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