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칼 세이건
코스모스의 이야기를 장별로 기록하다 보니 단점이 하나 있다. 8장을 다 읽었지만 9장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난 금세 까먹기 때문. 뒷장의 내용을 읽기 위해선 앞장의 기록을 끝내야 한다는 나름의 강박관념이 생겼다. 9장이 너무 읽고 싶지만 아직 8장의 기록을 안 썼기 때문에 이제 써보려 한다.
8장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어떤 챕터보다 후루룩 읽게 되었는데 아마 인터스텔라 속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겹쳐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인터스텔라를 3번 정도 봤지만 볼 때마다 재밌었고 그 이야기를 코스모스에서 만나게 되다니 너무 반갑다. 칼 선생님께 감사를..
8장에는 어린 시절 우유 이름으로 먼저 알게 된 아인슈타인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풀네임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방송인 알베르트 몽디와 이름이 똑같네.) 각설하고 그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생각해 냈는데 사물이 우리 눈에 보일 때 만약 자전거와 같이 움직이는 사물이라면 빛이 우리 눈에 닿는 속도에 더해져 자전거의 주변에 똑같이 위치한 물체보다 자전거의 모습이 먼저 보여야 되지 않겠냐는 뭐 그런 이야기이다. 하지만 빛(시간이 아니라 ‘빛’)의 속도는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사실에 의해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패러독스가 있다고 한다. 이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아인슈타인 답다고 생각하였다.
인터스텔라에서 보았던 행성 탐사 후 그대로인 아빠의 모습에 반해 영상으로 보내온 자식들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있고 가정을 꾸린 모습으로 변한 내용을 아는가? 이런 현상을 ‘시간 지연’이라고 하는데 이건 영화 소재로 쓰였지만 실제로도 가능한 일이다. “매우 정확한 시계를 비행기에 실어 옮기면 지상에 가만히 있는 시계보다 약간 느리게 간다. …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여행을 하면 당신은 나이를 거의 먹지 않지만, 당신의 친구나 친척들은 여전히 늙어간다. …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 시간의 흐름이 지연된다.” 라는 내용이 있다. 아 진짜 신기하다. 우리 집 고양이를 우주로 잠깐 보내 내가 죽기 한 10년 전에 지구로 돌아와 함께 인생을 마감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이런 좋은 방법이 있는데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슬프다.
별들의 반짝임 또한 지구에서의 관측은 그들의 발자국일 뿐이다. “안드로메다 자리 베타 별은 태양에서 75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니, 현재 우리 눈에 도착하는 별빛 광자들은 사실 75년 전에 그 별을 떠난 것들이다.”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별로부터 몇 광년 떨어진 지구에 살고 있고 그러므로 그들의 과거 모습을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내용을 읽으니까 중학교 시절 지구과학 배우던 기억이 드문드문 생각난다. 그러니까 만약 지구에서 보이는 별이 259광년 떨어져 있다고 가정하면 그 별은 사도세자 (1735~1762)가 뒤주에 갇혔을 당시의 별이 이제야 지구에서 보이는 것이다. 문득 사도세자의 밤하늘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해지는 동시에 이제 나는 9장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