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칼 세이건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하는 곳은 과연 지구밖에 없을까? 지구의 인간처럼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태초의 광막한 우주에서 알맞은 시기에, 어떠한 원자가 적당한 크기와 시간과 때를 맞추어서 폭발한 다음 하필이면 마침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기반의 원자들끼리 반응을 일으킨 다음, 그 원자들이 또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가 그에 알맞게 원자보다 조금 더 진화된 생명체로 발전하고 … 뭐 이런 과정을 거쳐 우꺆갂까칶..! 하는 식의 의사소통을 하는 생명체로 진화됐다고 하자. 이후 나무에 오르고 직립보행이 가능한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하고 지능이 발달하기까지 또 장대한 시간에 거쳐 지금의 ‘인간’ 다운 모습이 되었다. 현재 상황에서는 우주 전역에 걸쳐 이러한 생명체가 사는 곳은 지구밖에 없으니, 그럼 우주적인 관점에서 지구, 다시 말하여 인간은 정말 특별한 존재이지 않을까? 하지만 지구에서의 인간은 너도 인간이고 나도 인간이다. 서로가 특별하기는커녕 서로에게 피해만 안 주면 다행이다. 어쩌면 면적에 비해 밀도가 너무 높아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특별한 존재일까 아닐까?
기대와 상상만으로 외계 문명에 대한 상상을 통해 생겨난 여러 모습이 있다. 그들과의 만남은 과연 평화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칼 세이건은 외계 문명과의 접촉이 있더라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만약 100만 년이나 되는 기술 문명사회를 가진 존재와 마주쳤다고 하자. 지구인들이 전파 망원경이나 우주선을 갖기 시작한 것은 겨우 수십 년 전부터이며 지구인의 기술 문명은 고작 수백 년의 역사에 그친다. 한편 인류가 과학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 것은 수천 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100만 년이라는 시간을 가진 문명권은 우리의 것보다 훨씬 앞선 기술을 가질만하다.
100만 년이라는 시간을 거쳐온 문명권이 지구를 발견한다면, 지구인들은 아기가 부모에 의해 기저귀를 갈듯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칼 세이건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동족이나 다른 문명권과 잘 어울려 살 줄 아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다스리고 남과 어울려 살 줄 모른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아, 저 문장을 보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의 제목이 생각난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칼 선생님의 저 문장은 지구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참 좋아하던 유튜버가 있었는데 하와이 촬영을 마지막으로 그 유튜버와 작업하던 PD는 유튜버와의 작업을 관두게 되었다. 영상에서 보이던 사람 좋아하고 잘 챙겨주는 모습과 달리 실제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유튜브 ‘호드 벤쳐’ 채널에서 자세히 알 수 있다.) 동족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
여하튼 그리하여 오래 살아남은 외계 문명권은 일괄된 특성을 가진 정보를 보냄으로써 지구인은 외계 문명에 대한 존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령 1, 2, 3, 5, 7, 9… 같은 소수로만 구성된 전파신호가 계속 잡힌다면 그것은 자연적인 신호가 아닌 소수를 좋아하는 문명권에서 보내왔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식이다. 그리하여 지구의 지식체계와 그들의 지식체계를 비교함으로써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가 쌓인 컴퓨터는 장차 코스모스의 생명에 관한 거대한 도서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