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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RETOURE A DAY

축구 A매치

230324. 한국 대 콜롬비아

by DAWN

22년 말 월드컵 이후 축구에 대한 관심은 그대로다. 유튜브로 해외 축구와 대한축구협회 공식채널 영상, 축구 팬들의 직관 영상 등을 챙겨보니 알고리듬이 자연스레 축구 관련 영상과 커뮤니티 글을 추천해 준 덕분에 일부러 검색하지 않아도 이젠 마음에 드는 콘텐츠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중 고마웠던 건 국가대표의 A매치 일정을 알려준 커뮤니티 게시글이다. 캡처해 두고 Playkfa 사이트도 가입해 두었다. 예매 당일엔 내가 티켓팅에 망할 것을 대비해 친오빠에게도 티켓팅에 참여하라고 일러두었다. 결과는 자동배정으로 내가 레드존 티켓을 2장 구하게 되었다. 나름 브라운아이드소울 티켓팅도 1열로 성공해 보고 자신 있었는데 축구 경기라 얕봤나 보다.

내 순서가 되자마자 바로 티켓 예매창이 열릴 줄 알았는데 팝업해제도 안 풀어놓고 예매 기다린 나는 바보였다.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 안 한 지 4년째라 감을 다 잃은듯하다.


@울산 문수경기장, 한국 vs 콜롬비아 친선경기 / 클린스만 감독 데뷔전


화면으로만 보던 손흥민을 실제로 봐서 너무 신기했다. 정말 존재하는 사람이었구나!? 구장에 들어올 때 오른발 콩콩과 경기 시작 전 기도와 스프린트. 모두 화면으로만 보던 것들인데 실제로 보면서도 어리둥절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들이 동그랗게 모여있는 모습과 손흥민 선수의 기도하던 모습은 왠지 모르게 뭉클한 감정도 들었다. 해외파 선수들이 2-3일 전 한국에 입국해서 시차 적응할 시간도 없이 대표팀 훈련 후에 지방이동, 그리고 경기 참가까지. 대단해 보였다. 이날 콜롬비아 선수들이 늦게 도착해 경기 시작이 지연됐었다. (우리 선수들 더 오래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


축구 직관의 맛은 참으로 짜릿하고 열정적이었다. 1층의 레드존에서부터 들려오는 북소리는 속에서부터 울림이 느껴졌고 현장의 응원소리에 나 또한 참여하며 축구 열기를 느꼈다. EPL 영상을 보면서 나도 언젠간 비가 폭풍처럼 쏟아지는 수중전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날은 전반전에 잠깐이지만 비도 제법 왔었다. 체감 온도가 9도 정도로 굉장히 쌀쌀한 날씨였는데 비까지 내려서 선수들은 좀 더 춥게 느꼈을 것 같다.


경기는 2-2로 비겼지만 4골이나 생긴 경기여서 볼거리도 많았다. 이날의 MOM은 손흥민 선수로, 경기가 끝난 후 한국 국가대표 팀이 한 바퀴 돌며 인사할 때 손흥민 선수는 인터뷰로 인해 뒤늦게 혼자 경기장을 돌며 인사를 했다. 축구 가장 바깥 흰색 라인 넘어서 도는 것도 모자라 중간중간 허리 굽혀 인사까지 해주는 모습에 또 한 번 감동했다. 김민재 선수의 철벽 수비는 그의 별명이 왜 '벽'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고, 그의 실루엣은 경기장 가장 멀리서 봐도 김민재 그 자체였다. (뛸 때 약간 팔을 허리춤에 붙이고 손을 양옆으로 흔들면서 뛰는데 꽤 귀여우셨다.) 뒷짐 지고 콜롬비아 공을 막은 김영권 선수의 수비도 인상 깊었다.


손선수가 너무 잘하니까 콜롬비아 선수들의 비매너도 가끔 있었다. 옷을 잡아당겨 넘어뜨린다던가, 굳이 속도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등을 밀어 넘어지게 하는 등.. 내 뒤에선 누가 '손흥민 동네 북이가?'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ㅋㅋ


원정팀을 비난하는 '우-' 함성과 대표팀을 향한 응원가와 구호 등은 축구의 또 다른 재미였다. 대한민국 축구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 영국의 축구 문화를 보면 재밌으면서 부럽기도 하다. 거긴 종교처럼 자식에게까지 축구 클럽 팬심을 전해주기도 하고(그래서 할아버지-아버지-아들 이렇게 3대가 같은 클럽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상대편의 아이덴티티 색을 볼 때마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축구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있다.


저 파란색 줄 있는 아디다스 축구화 자주 신던데 저 신발을 좋아하시나? :)


고생 많이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좋은 경기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무엇보다 손흥민 선수의 웃는 얼굴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현재는 콘테와 토트넘이 상호합의 하에 감독자리를 내려놓게 됐지만,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행복축구 하길 바란다.



노년에도 지치지 않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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