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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by DAWN

언제부턴가 내게 어린이라는 단어는 먼 단어가 되어버렸다. 이젠 내가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 또한 더 이상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어서였을까. 그리고 '어린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바라보았다. '~하는 이'는 그 일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뜻일 텐데 그렇다면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왜 '어른이'는 없는 걸까?


책을 읽으며 정적이었던 마음속이 일렁거렸다. 편견 없는 내용을 읽으며 나도 초등학생 때는 저렇게 말랑한 아이였을까? 생각이 들었다. 귀여웠던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다리가 불편한 노인, 어린아이,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의 모습이 있었고, 선생님(책의 작가)은 아이에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며 '---다' 라며 퀴즈를 내었다. 아이의 대답은 이랬다. '같이 논다' 피식 웃음이 나왔고, 맞아 어릴 땐 '같이 놀자'라는 말을 자주 했었지. 했다. 선생님은 그 말도 맞다며 다른 대답은 뭐가 있을까? 라며 두 번째 질문을 했다. 아이의 대답은 '반겨준다'였다. 이것도 맞다. 어린이집을 들어설 때에는 선생님께서 매일 밝은 모습으로 날 반겨주었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선생님은 아이의 정답 옆에 조용히 '존중한다'를 적어두었다.


뒷장으로 갈수록 아이에 대한 작가의 진중한 태도는 내가 평소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줘서 좋았다. 가령 '가족과 함께 행복한 어린이날 되세요.'는 어떤 어린이에게는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예이다.


어린이는 나와 상관없는 존재였지만 이젠 어린이에 대한 모토가 하나 생겼다. 모든 어린이가 행복하고 사랑받은 유년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김살 없는 어른으로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서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잠깐 마주치는 어른들에게서 조차도, 좋은 기억은 얻지 못하더라도 나쁜 기억은 안 생겼으면 좋겠다. 그게 가능해지려면 나부터 따뜻해져야겠지..?




"나는 예전에 ‘어린이는 어른의 길잡이’라는 말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 어린이가 가르쳐 주어서 길을 아는 게 아니라 어린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심하면서 우리가 갈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 즉 교육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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