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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Jul 18. 2017

효리 민박

그들의 삶에서 지혜를 얻는다

요즘 '효리민박'이란 프로그램이 뜨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내가 보기에 그저 보통(?)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와 결혼해서 제주도에 둥지를 튼 지 6년 만에 현재 그들의 삶을 대중 앞에 드러낸 것이다.


효리씨는 아름답고 섹시하고 춤 잘춘다는 스타로서의 이미지 외에도

털털하고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또한, 자신 들만의 충실한 삶 뿐 아니라 유기견, 자살, 빈곤층, 독거노인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에서 더욱 더 사람 효리씨에게서 풍기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은 우연히 지난 방송을 들여다보다 그녀의 멋진 표현 몇 개를 만났다.


효리씨가 바닷가에 앉아 지은(아이유)에게 인생선배로서 반려자를 만나는 방법에 대한 자상한 조언을 해주는 가운데 흘러나온 표현이었다. 방송을 위해 준비된 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나는 학기 중에 학생들에게 '인맥과 아부"란 제목의 특강을 하는데, 강의에서 인맥이 왜 중요한지, 인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장황한 얘기 끝에 결론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좋은 인맥을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내가 먼저 상대에게 좋은 인맥이 되는 것이다'란 말이다. 


나는 변하지 않으면서 기술적으로 좋은 인맥을 만나려고 노력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돈으로 인맥을 평가하긴 뭣하지만, 나의 연봉수준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사람들의 연봉의 평균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나도 모르는 사이 나와 비슷한 사람이 나의 인맥으로 형성되니 나부터 좋은 인맥이 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효리씨는 평생의 반려자 상순씨를 만나는 과정을 회상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눈 돌리면 없고,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니 오더라."라고 말한다. 듣고 있는 아이유씨는 그냥 흘려 들었을 지도 모르지만 이 말 속에는 실천하기 쉽지 않는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있다.



젊은 시절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노력하다가 중년이 되어 그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서는 주위 가족 친구들만이라도 바꿔봐야겠다는 목표로 수정한 후 나이가 더 들어 인생의 종착지점에 와서 결국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다시 태어난다면 나부터라도 바꿔야겠다는 어떤 구도자의 깨달음도 같은 이치다. 세상 뿐 아니라 주위 사람을 내 뜻대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조금씩 바뀌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한다.


효리씨는 원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런 사람으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여행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보고 경험도 많이 쌓으면서, 좋은 사람이 나타났을때 알아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라고.


이 말은 내가 바뀌는 방법을 얘기한 것이다. 그냥 가만히 기다린다고 내가 좋은 모습으로 바뀌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여행이나 책,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나를 조금씩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사람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게 되고 그 지혜를 통해 좋은 사람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결국 좋은 사람으로 바뀌기 위한 나의 노력이 먼저인 것이다.


그런 준비없이 과분하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 대개 행복하기 보다는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상대와의 의식차이가 너무 클 수도 있고 서로가 진정으로 원했던 사람이 아니라 조건에 의한 결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먼저 변하고자 하는 노력... 특히 나로서는 여전히 쉽지 않다.

나는 먼저 변하고 있는데 세상이 혹은 상대가 너무 안 변한다며 답답해 하는 나를 발견할 때가 많다. 사실 그 생각부터 변해야 하는 건데 말이다.


"누구나 세상을 바꿀 생각을 하지만, 자신을 바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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