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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Sep 24. 2017

적어야 산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적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쓰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는 강의를 했다.

메모하는 습관도 중요하고 목표도 적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고정되기 때문이다. 적기 전에 갖는 생각은 상황에 따라 자꾸 유동적이 되고 흔들리게 되므로 적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당장이라고 적기 시작하라고 주문하면서 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의 주문이 통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기록하는 습관이 없던 학생이 강의 한번 듣고 바로 적기를 실천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가 그 말을 강조하는 것은 적기 시작하면 정말 인생이 바뀔 수 있음을 믿고 있고 언젠가는 다른 어디에선가 비슷한 강의를 또 들으면 실천할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가 쓴 책 한 권 쯤을 갖고 싶을 것이다.


가장 빨리 자기 책을 내는 방법은 글을 잘 쓰는 다른 사람에게 의뢰하는 방법이다.

즉, 대필작가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대필작가협회가 있을 정도로 대필작가가 작가 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재벌들이나 정치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주로 대필작가를 이용해 책을 낸다. 본인은 구술하고 대필작가들이 책을 쓰는 형태로 진행되어 책이 세상에 나온다.


그렇게 내는 책이 완전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이 직접 써서 내는 책과 비길바가 아닐 것이다. 굳이 비교한다면 에레베스트 등반을 직접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통해 대리 만족하는 정도의 차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직접 써서 내는 책은 책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 시점이 대학이나 그 이전이면 훨씬 좋다. 원래부터 글을 잘 쓰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에게는 이 부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 부탁은 작품이 되는 글을 쓸 사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대한 주문이다. 작품을 위한 글이 아니라 일상의 삶을 위한 글쓰기를 말한다.  그럼에도 글을 쓴다는 것은 부담스런 일임에 틀림없다.


글쓰기가 너무 거창해 보이면 메모부터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다.

글쓰는 것을 실행하기는 힘들어도 메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메모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은 많다. 우리 두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메모를 습관화 해야한다. 과거는 수첩에 메모를 했지만 지금은 메모를 위한 다양한 어플이나 프로그램이 많다.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대인관계를 제대로 하려고 해도 메모가 필수다. 메모를 잘하면 누락하는 일이 없어지고신뢰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자료


"기억을 믿지 말고 손을 믿어 부지런히 메모하라. 메모는 생각의 실마리, 메모가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처럼 기록하라." - 다산 정약용 -


책을 500권이나 썼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 같은 분도 메모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록하라는 말이 와 닿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창조되는 것은 이미 있는 것의 발견이나 결합인 셈이다. 그래서 메모를 잘하는 사람이 창의적이 된다. 어떤 사람은 그 결합을 통해서 창의적이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그렇지 않는 사람은 자기소개서 하나 쓰는 것도 힘들어지게 된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홍수같이 쏟아지는 정보를 모두 습득하여 자기 것으로 활용할 수는 없다.

컴퓨터도 보조장치란 것이 있지 않은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지식은 머리 속에 두더라도 방대한 보조자료는 메모를 해 두어야 나중에 활용할 수 있다. 머리를 저장장치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머리는 저장장치의 자료를 꺼내서 창조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인터넷 세상에서 언제든 검색할 수 있으니 찾아서 꺼내 쓰면 된다는 말은 다른 얘기다. 인터넷에서 꺼내 쓰는 것도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지식은 때 맞춰 찾을 수가 없다. 적절히 활용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에 지식이 널려 있다고 하더라도 내 것이 아닌 셈이다.


내가 읽어보고 의미가 있어 저장해 놓은 자료와 그냥 인터넷에서 필요할 때 찾아 쓰는 것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설사 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장 당시 의미를 이해하고 저장한 자료가 아니면 전혀 활용될 수가 없다. 그래서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한 것이다.


메모를 계속하다 보면, 자료가 쌓이게 되고 그 자료를 폴더로 구분하여 저장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분류가 되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데이타베이스가 만들어지게 되고 이러한 데이타베이스는 나중에 나의 글쓰기 능력이 합쳐져 나의 책으로 바뀌는 컨텐츠가 된다.


인터넷 자료


전문가가 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책을 발간하는 일이지 않는가?

책을 출간하는 일이 대부분 사람에게는 너무 멀게 느껴지는 얘기일 수 있다. 막연히 책을 쓰려고 하면 한 장도 쓰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메모 습관으로 자신의 자료가 모이기 시작하여 쌓이게 되면 그 자료를 목차에 따라 체계적으로 나열하면 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메모하는 습관이 자리 잡게 되면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된다.

처음에는 일기를 꾸준하게 써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일기를 시작할 때는 그날 발생한 사실만이라도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작성하다가 차츰 자신의 느낌도 적고 생각도 가미하면 된다. 즉, 처음에는 메모가 발전한 일기형태로 시작하는 것이다.


일기 쓰는 일이 부담스럽고 지루하면, 감사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에 있었던 일 가운데 감사할 만한 일 5가지 만 매일 기록하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지 않는가? 감사할라치면 감사꺼리가 널렸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일에도 감사하고 정상적인 호흡을 할 수 있음에도 감사하고 오늘 무사히 출근한 일도 감사할 일이다. 이렇게 감사하다 보면 영성 수련에도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단문으로 작성하다가 조금씩 글의 분량을 늘려 가면 된다. 그 다음에는 중장문의 일기에 도전하면 된다.


일기로 어느 정도 중장문의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해지면 그야말로 자신이 하는 일이나 관심분야의 글을 써 보기 시작하라. 글 쓴 것을 숨겨두지 말고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하라. 이것이 중요하다. 메모와 일기는 자기만 보는 글이라면 블로깅을 하는 순간 자신의 글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글에 대한 책임이 따르게 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글의 내용이 신중해지고 성숙하게 된다. 그렇게 쌓인 글을 분류하여 편집하면 자신의 책으로 변하게 된다.


글을 써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점을 발견하지만, 우선  머릿속 생각이 정리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머리 속에만 맴돌던 개념도 글로 옮기는 순간 고정되기 시작하고 정리되기 시작한다. 못 믿겠다면 현재 막연한 생각을 하나 떠올리고 그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단어를 종이에 적어보라. 그리고 그 단어를 다른 단어와 연결해 나가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 정리가 되기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힘이다.


또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 자신의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글을 쓰다보면 들어가야 나오는 것도 많아진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책을 더 읽게 되면서 생기는 성장이 있을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글을 쓰다보면 생각의 정리와 함께 자신의 생각이 성장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글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은 세상과의 약속에 해당하므로 행동변화와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글쓰기는 육체적 정신적 성장과도 연결된다.


이렇게 좋은 글쓰기, 대학에서 시작하면 좋겠다.

대학에서 시작 못했으면 오늘부터라도 시작하면 된다.  내가 그랬듯이...


인터넷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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