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강점 중 하나일 뿐
우리 사회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머리가 좋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지배적인 위치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이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인 침팬지와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도 지능지수가 더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능이 가장 높은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능지수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는 동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지능지수로 사람의 전체가 평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능지수,
사람이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지능지수가 높게 태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의 부러움을 살 만 하다. 특히 과거에는 암기력이 중요한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높은 암기력으로 좋은 학교를 갈 수 있었고 이어 좋은 직장으로 연결되기에도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중고등학교나 대학시절에 머리가 좀 더 좋았으면... 하고 상상할 때가 제법 있었다. 늘 놀기만 하는 것 같은 데도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들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나는 내 기대에 못미치는 지능수준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노력을 해야했다.
그런데, 지능지수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라 달리 높일 방법이 없다. 지능을 높인다는 교재나 약도 나오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이렇게 천부적으로 정해진 지능지수가 높지 않다고 원망하거나 불평한다고 지능지수가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냥 부모로부터 주어진 그 지능지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일본 경영의 신이라 일컬어지며 570개 기업 13만 명의 종업원 가진 기업 총수였던 마스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자신은 세가지 하나님 은혜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다. 그 세가지는 가난, 무지, 허약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세가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저주여야 할 것 같은데, 그는 가난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고 초등학교 4학년 중퇴를 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스승으로 생각하여 배울 수 있었고, 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을 알아 90대에도 냉수마찰을 할 정도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나도 그리 좋지 않은 머리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면서 살아온 게 아닌가 싶다. 영어단어 암기를 할 때도 기억력의 소멸기간을 고려하여 단어를 암기한 다음날, 3일뒤, 5일뒤, 10일 뒤 주머니를 만들어 단계적으로 암기를 해서 기억력을 보완했고, 다른 사람보다 메모를 열심히 하는 습관을 빨리 기르고 해오는 동안 글 쓰는 습관으로 연결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지능을 보완하며 살아오고 있지만, 지능지수와도 연결되는 학교수준이나 학력에 대한 열등감에서는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것은 특별히 지능과 학력/학벌을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능지수와 연결되는 학력, 학벌 중심사회가 나의 열등감과 자존감에까지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는 머리는 괜찮은데 공부를 안해서...
우리 동생은 공부를 잘하지만, 나는 공부를 안해서 ...
우리 친척중에 누구는 머리가 좋아서 유명한 외국대학에 다니고 있어... 등등
어떤 식으로든 자신과 조금 만 연계되면 자신도 그 유전자의 일부란 걸 어필함으로써 자신이 머리가 나빠서 현재 위치에 있는게 아니란 걸 강조하면서 자신의 자존감 유지를 위해 애쓰는 사회가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이라 생각한다. 사실은 그런 행동이 바로 자존감이 낮은 대표적인 유형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함으로써 스스로 위안하려 한다.
이처럼 지능지수가 높으면 다른 사회적 성공과도 절대적으로 연결되던 것이 다양성이 존중되고 그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차 새로운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심리학자 가드너교수는 IQ검사는 지능에 대한 고전적 관점을 반영하는 지수로서 수학자에게서 나타나는 논리적 추론능력에 불과하며 그 외에도 인간에게는 다양한 다중지능이 있다고 한다.
가드너에 의하면 인간은 지능지수(IQ)이외에도 여덟가지의 복합적인 지능 즉, 언어지능, 음악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모든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몇 가지 지능은 특히 잘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IQ는 논리수학지능에 직결되는 지능일 뿐 나머지 다양한 지능지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드너가 말한 여러가지 지능 중 몇 가지 강점지능 만 잘 발휘해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으며, 우리 주위에 각 분야에 성공한 사람을 보더라도 한 두가지는 뛰어나지만 다른 지능에서는 취약점을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령, 윤하와 같은 가수는 음악지능은 뛰어나지만 한번 간 곳도 제대로 못찾는 공간지능은 낮게 나타나고,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은 공간지능은 뛰어나지만 논리수학지능은 떨어지고, 발레리나 박세은은 운동지능은 뛰어나나 어릴 때부터 순서를 외우는 일은 힘들었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꽃이나 풀, 돌과 같은 자연물을 잘 식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자연친화지능), 자기자신의 감정과 구별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여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잘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한(자기성찰지능) 사람도 있다.
이와같이 누구나 8가지 다중지능 중을 가지며 그 중에서 높은 부분도 있고 낮은 부분도 있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높은 다중지능, 즉 강점을 잘 개발함으로써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 내가 공부할 때를 돌이켜 직업을 생각해 보면 지능지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 대학공부를 할 때만 하더라도 직업이라 할 만 한게 공무원, 교사, 회사원, 의사, 변호사, 군인 정도였다고 보면 대부분 직업은 지능지수와 연결되는 직업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알다시피 지금은 과거의 직업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에 산다. 직업 종류도 13,000가지가 넘는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직업으로 사회 유명인사가 되고 있는 세상이 되었다. 요리, 연예인, 여행작가, 스포츠인 등 다방면에서 성공한 사람들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중지능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는 내가 정말 높은 다중지능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발해야 하고, 지능지수는 높지만 다른 다중지능이 낮은 친구들과 나는 다른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자존감을 잃지 않고 주인공의 삶을 산다면 성공적인 삶으로 연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