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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Feb 13. 2019

눈과 호수를 담다, 스위스

루체른과 융프라우 이야기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루체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세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스위스 국경얘기에다 자동차 번호를 식별하는 얘기를 하는 가이드의 얘기에 모두 잠이 든다. 가이드는 자동차 번호만 보고도 그 자동차의 국적을 알 수 있는 것이 신기하지 않냐고 계속 설명을 했다. 프랑스는 F로, 이탈리아는 I로  A는 오스트리아, 독일은 뭘까요? 하는 식인데, 독일은 G다, D는 덴마크고 영국은 E가 아니라 GB라고 한다. 나는 그런대로 흥미 있는데 대부분 꿈나라로 가버린듯 했다. 


그러고 보니, 루체른으로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국가의 차량이 버스 주위에 보였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헝가리 등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역사를 가지고 있던 나라끼리 함께 어울려 있는 모습이 좋았다. 이동하는 동안 드디어 국경지역을 통과했다. 특별한 통제가 없는 상태에서 잠시 머물다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으로 유로국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국경을 넘나드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스위스

인구 8,544,034명 (2018 추계)  

수도 베른  

면적 41,285㎢  

공식명칭 스위스 연방 (Swiss Confederation)  

민족 구성 독일계(65%), 프랑스계(18%), 이탈리아계  

언어 독일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 로망슈어  

종교 로마가톨릭(42%), 개신교(35%), 이슬람교  

화폐 스위스 프랑 (CHF) 환율계산기  


이동하는 동안 가이드는 스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지친 일행들이 잠을 자는 바람에 많이 힘들어 보였다. 우리 부부는 앞자리에 앉아 가이드를 독점하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점심시간 지체가 루체른에서의 관광에 지장을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현실이 되었다. 날이 점점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대한민국의 오분의 일 크기에 인구는 900만 정도이고 산악이 80%인 나라다. 국기는 적십자사 마크와 색깔이 바뀐 빨간 바탕에 흰 십자가 모양이다. 적십자 모양이 색만 바뀐 모양으로 디자인된 것도 이곳에서 적십자 총회가 결성되었기 때문이란다.  최대의 도시는 페스탈로치의 고향인 취리히지만 수도는 베른이다. 국경을 지나자마자 만난 바젤은 축제의 도시, 대학의 도시인데 스위스 가장 오래된 볼로냐대학이 있는 곳이다. 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둘러싸여 있는 영향으로 독일어를 가장 많이 쓰고 프랑스 이탈리아어 그리고 이 지역 토속언어 1% 정도 비율로 쓰고 있어 4개 국어가 공용어라고 한다. 아인쉬타인, 헤르만헷세가 이곳 출신이라는데 확인해 보니 독일이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이다. 전 세계 영세중립국으로 남아 있는 곳이 세 곳이 있는데 다음 방문지인 오스트리아를 포함해 유럽에 두 곳이 있고 한 곳은 아시아에 있다며 퀴즈를 낸다. 다양한 답이 나왔으나 정답은 라오스라고 한다. 중립국의 특성상 자위능력이 강해야 하므로 48시간내 40만 군인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한다. 자원 빈국에다 과거에는 완전히 차단된 지역이라 천혜의 자연으로 하는 관광, 중립국의 위상을 위한 각종 국제회의와 검은 돈, 시계공업 등이 발달해 왔다고 한다. 


루체른에  도착했으나 점심 시간 헤매는 바람에 어둠이 많이 내려 버렸다. 

그래서 바삐 가이드를 따라 빈사의 사자상으로 갔다. 귀신이 나올듯한 조명과 음악이 흘러 나왔고 빈사의 사자상 주변은 흐릿하게 보였지만 사진으로 닮기에는 어려워 아쉬웠다. 그럼에도 그 곳 786명의 죽은 사연을 생각하니 분위기와 적절하게 어울어졌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던 스위스 국민들은 용병이라는 비즈니스를 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사자상은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16세 왕을 지키기 위해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을 위해 건립되었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백합이 그려진 방패와 창을 맞고 쓰러져 있는 용맹스런 사자의 모습을 조각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스위스의 슬픈 선조의 역사는 스위스 국민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지금도 교황청 방어는 스위스 용병에게 맡기고 있고, 스위스의 비밀은행도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밤이라서 자세히 보지 못했으나 자연석인 거대한 바위를 쪼아서 그렇게 조각했다고 하니 사람들의 탄성을 낳게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간의 빈사의 사자상 - 다음백과]


이어 보라색 조명으로 근사하게 장식되어 있는 이곳 대성당인듯한 건물 사진을 찍고 루체른 호수가로 이동했다. 저녁까지 관광이라 지치긴 했지만 맑은 저녁 공기와 분위기로 인해 즐거웠다. 호수에 가까이 가니 밤에 봐도 투명한 호수물이 느껴질 정도로 맑은 물이었다. 물가 주변에는 고니와 같이 생긴 조류들이 우리들 가까이 자연스레 다가와 우리를 반겼다.

호수가를 한참 걷다가 가이드가 15분 정도의 시간을 주면서 갔다 오라고 했던 곳이 바로 인생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카펠교였다.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로 1333년 호수로 칩입하는 적을 감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다리로 전체 204미터란다. 시간에 쫓겨 아내와 나는 뛰다시피 지붕처럼 덮혀있는 목조다리 건너편을 향해 나아갔다. 내부에는 루체른 역사와 성인들의 모습을 담은 판화조각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것도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고 일부만 복구한 것이라 한다. 중간에 예쁜 팔각형탑이 있었는데 고문실 감옥 보물실 등의 용도로 사용되다 지금은 기념품 판매하는 곳이 되었다 한다. 

[주간 카펠교 모습-다음백과]



여행5일차 융프라우

밤늦게 인터라겐으로 들어왔다. Inter Lake호수사이의 마을이란 뜻이다. 만년설이 흘러내린 물로 이루어진 호수 사이의 눈덮힌 마을이 융프라우를 가기 위해 머물렀던 곳이다. 어제 밤에는 어렴풋이 눈덮이 산 속의 호수를 느낄 수 있었지만 새벽부터 시작된 알프스 관광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둠이 아직 걷히지 않은 새벽에 일어나 짐을 쌌다. 융프라우에 다녀와서 바로 이탈리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가이드로부터 초간단 아침 식사로 샌드위치 두 쪽에 음료 하나 그리고 사과 한 개를 받았다. 피난 온 기분으로 어둠이 깔린 방에서 오물오물 씹어 넘기고(다행이 빵맛을 괜찮았다.) 밤길을 헤치며 인트라겐 동역을 향해걸어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제법 먼거리를 걸어 이동하였으나 새벽 맑은 공기로 기분이 좋다. 역에 도착해서는 가이드가 티케팅을 하는 동안 잠시 COOP(편의점)에 들러 이곳 인스턴트 커피를 하나 사 마셨다. 맛이 괜찮았다.

 

인터넷사진


그리고 융프라우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융프라우는 우리가 묵은 인터라겐에서 18키로 떨어져 있다. 융프라우산 높이는 4166미터인데 우리들이 가는 곳은 정상이 아니라 정상이 지척에 보이는 곳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총 3번의 열차를 갈아타고 이동했는데 처음에는 비교적 긴 열차에 탑승하여 30분 정도 이동했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면서 주변 색깔이 서서히 흰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곳에서 특별한 스키 대회가 있어 스키대회 하는 곳을 보호하기 위해서 평소와는 달리 같은 방향으로 올라갔다가 같은 방향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두번째 노란색의 보다 좁은 열차를 타고 올라가니 귀가 멍멍해지기 시작한다. 주위에는 이제 는 하얀 눈으로 덮힌 세모형태의 지붕을 가진 동화 속에 나올법한 집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한얀색으로 변해버렸다. 오늘은 날씨가 이곳에서는 정말 만나기 힘든 좋은 날씨란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수 있는 날씨라 먼 거리까지도 잘 보일것이라 한다.(할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렇더라도 수시로 날씨가 급변할 수 있으니 방심하지 말라고 했다.

[눈 배경땜에 원래보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잘 나옴]


그리고 마지막 열차를 타고 이동할때는 상당히 급경사가 시작되었고 터널이 자주 나타났다. 그렇게 해서 한참 올라가 융프라우에 도착했다. 마지막을 도착하면서부터는 창문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모든 원경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눈으로 들어온 모습들은 새벽에 샌드위치 하나 먹고 눈을 비비며 나선 우리의 조금은 남은 불만을 완전히 삼켜 버렸다. 중간에 5분 정도 쉬면서 사진을 찍은 시간을 주기도 했지만 그 광경은 나중에 펼쳐질 광경의 서막에 불과했다.

"The Top of Europe"이라는 곳에 온 것이다.

꼭대기에서 잠시 설명을 듣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곳은 얼음궁전, 궁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완전히 얼음으로 만들어진 터널로 들어갔다. 여러 얼음 조각물 앞에서 이런 저런 포즈로 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만년설을 실제 밟아 보는 것.

날씨가 너무 좋은데다 바람까지 살살 불어 가이드의 말을 빌리면, 거의 완벽한 융프라우 정상 사진촬영이 되겠다며 웃으며 위치를 안내한다. 나가자마자 양 사방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눈에 반사되어서인지 사진이 잘 나와 같이 엎드려서 찍기도 하고 스위스 국기 앞에서 마치 최고봉을 등정한 모양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정신없이 사진 찍고 딩구는 동안 한기가 느껴졌다. 

일행 잉꼬부부

쌀쌀해지고 허기진 상태에서 융프라우 도착한 지점에 도착하니 미리 준비했던 컵라면이 드디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소문 듣고 컵라면을 준비했지만 뜨거운 물만 4.5유로, 젓가락 1.5유로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우리는 따뜻한 물만 두컵에 1만원을 주고 구입한 셈이다. 꿀맛같은 컵라면이었다. 아침을 부실하게 준 여행사에 감사했다.

인터넷사진

그리고 조금 있다 올 때와 반대 방법으로 하강했는데, 다시 보더라도 질리지 않는 경관이 다시 눈앞에 다가왔다. 경치에 취해 정신이 없는 동안 일행이 공통적으로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고산지대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란다. 나는 호흡이 힘들었다. 다른 사람보다 특히 더 힘든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다녀야했다. 그래서 하강하는 동안 대부분 일행등이 잠에 빠지곤 했다. 자료를 보니 2004년에 고산병 증세로 숨진 사람도 있었다하니 더 조심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이탈리아 밀라노로 이동한다.

스위스를 빠져나오면서 어제 밤에 들어오면서 보았다. 브리엔츠호수와 툰호수를 보고 루체른에서 본 거대한 호수도 보면서 이동하고 있는데, 가이드는 자신이 사진 찍기 정말 좋은 장소에 잠시 세울테니 빨리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높은 고개를 지나 차들이 쌩쌩 달리는 위험한 한 지점에 내려 주었다. 거기서 얻은 사진이 바로 아래 사진이다.

비정상적으로 잘 나온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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