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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Feb 12. 2019

알퐁스도데의 스트라스부르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여행 4일째, 오늘은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이동하는 날이다. TGV를 타고 프랑스와 독일 인접지역인 스트라스부르그 관광을 하고 스위스 루체른까지 이동해서 루체른 관광을 하고 스위스 인터라겐까지 이동하는 날이다. 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두 군데를 들러 관광까지 해야하니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새벽 3시30분 쯤 일어나 여행기를 정리하다가 이른 시간에 짐정리를 하고 호텔을 나서 역으로 향했다. 역주변을 오니 처음 올때 느낌 그대로 어수선했다. 집시나 거지로 보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역사 내도 상당히 쌀쌀해서 그들의 겨울나기가 만만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GV를 기다리는 동안 여행에서 만난 선배부부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우리 말에도 억양이 있어 한 두 마디만 듣고도 바로 고향분이란 것을 알고 몇 번 맞춰보니 바로 학교 선후배 사이란게 드러나 훨씬 더 친숙한 여행이 될 수 있었다.

[파리 동역}


역사내 대형 난로 주변에서 한참 기다리다 만난 TGV 외부 모습은 실망이었다. 세차가 안된 상태에서 우중충해 보이는데에다 우리가 타는 15호칸이 어딘지 알수 없었다.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겨우 들어가니 입구 액정에 조그맣게 15란 표시가 있었으나 처음 타면 헤맬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어쩌면 우리 열차 문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유로패스는 대륙간 이동이라 통제를 많이 하니 그나마 물건을 잃어버릴 염려가 덜하나 국내선인 경우에는 아무나 이용할 수 있어 좀도둑들이 더욱 많으니 조심하라 해서 짐칸에 짐을 두고 자리에 앉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열차 안은 나름 쾌적하였다. 공간도 비교적 넓어 여행기 정리와 부족한 잠도 보충할 수 있어 좋았다. 2시간 거리에 54유로니 가격이 7만원 정도로 만만찮다.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하니 깔끔한 역사가 우리를 반겼다.


스트라스부르는 최근 꽃보다 할배를 통해 많이 알려진 곳으로 그렇게 많이 가는 곳은 아니지만,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가는 길에 들러게 되는 코스인듯 했다. 역에 도착하니 40만 인구의 소도시 답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이 지역 가이드를 맡게될 여성 한 분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이 지역에 이렇게 태양이 비치는 날은 많지 않다며 반가워했다. 버스에다 짐을 싣고 우리는 곧바로 스트라스부르 시내를 투어하기 시작했다. 이때 만난 버스 기사가 알렉산드로라는 이탈리아 기사였는데 일정의 대부분을 이 분과 함께 하였다. 역 입구에는 토요일 오전이라 노란조끼(실제는 녹색 조끼) 데모를 시작하기 위해 모이고 있었지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둥근 모양의 스트라스부르 역사와 앞 노란조끼 모임]


처음 가이드를 따라 작은 강 규모의 개울 옆으로 걸었는데 그 강에는 배가 오가는 곳인데 하천의 물 높이가 달랐다. 그래서 물 높이를 맞춰주는 장치를 데 하천의 높이가 다른 강의 물의 높이는 맞추는 장치라고 했다. 

[배가 오갈 수 있도록 하천 물높이를 조절하는 장치]


이곳은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이 인접한 지역이라 국력에 따라 왔다 갔다한 지역이었다. 과거 교과서를 통해 익히 아는 알퐁스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다. 마지막 수업에서는 오늘까지만 프랑스어 수업을 하고 내일 부터는 독일어 수업을 해야하는 장면을 그리며 독일이 침략하는 나쁜 나라로 나오지만 누가 어떤 관점에서 글을 쓰느냐에 따라 침략국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소문 만큼 500년이나 된 아름다운 건물들이 눈 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으로 채색된 목재로 이루어진 집들과 집 사이로 흐르는 개울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데 우리를 반겼다. 이미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 아무리 오래되어 낡은 집이라고 주인 마음대로 수리할 수 없다고 한다. 

16세기에 이곳에는 무두업자(가죽제조업자)와 어부들이 모여 살았는데 그 당시 중세의 모습을 지금도 그대로 간직한채 관광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아래 꽃으로 장식된 집이 무두업자 집이었는데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개울을 따라 마을 중심으로 이동하니 검은 아치형의 창문을 가진 집이 나타났는데, 그 집은 괴테가 독일이 점령했던 당시 거주했던 지역이라고 했다. 우리가 걷던 길도 괴테가 걸었던 길이라는 말을 들으니 더욱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 여러번 사진을 남기고 예쁜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10분 정도 이동하니 공원이 나타나고 공원에는 우뚝선 동상 하나가 서 있었다.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그라고 했다. 구르텐베르그는 이 지역 사람은 아니지만 이 곳에서 활자를 배웠기 때문에 그의 동상이 있는 것이라 했다. 동상을 배경으로 몇 컷 남기고 있는데, 가이드가 앞쪽 건물 사이를 가르키며 거대한 성당 하나를 가르켰다. 바로 스트라스부르의 최고의 명물 노트르담 성당이었다. 


이 성당은 외형이 녹슨 철로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일반 성당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는데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그 규모도 엄청나 높이가 142미터인데 1986년까지는 최고 높은 성당이었을 정도로 대규모의 성당이었다. 성당 앞에서 3분 정도 설명을 듣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성당 내부도 볼 수 있었는데 내부에는 장미꽃 모양의 스테인드그라스와 천정 높이의 엄청난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자연사 시계 등이 시선을 끌었다. 사다리처럼 생긴 것은 뭔지 몰라 사진만 찍어 두고 나왔다. 

[성당내부, 파이프오르간, 예수님 인형, 스테인드그라스, 성모마리아, 자연사시계]



바깥에서 성당 주변 이서진씨가 배경으로 찍었다던 와인글라스로 창문을 만든 집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성당 외형을 몇 컷 더 남기면서 성당벽에 새겨진 조각품도 자세히 감상했다. 시간이 남아 주변 기념품가게에서 아내랑 같이 쓸 빵모자를 구입했다. 스위스 융프라우를 갈 대비를 하는 셈 치고 구입했다. 

[왼쪽 와인그라스 창문]


그렇게 자유시간을 보내고 이곳 관람을 끝냈는데 한참을 걸어 버스가 대기하는 곳으로 이동하며서 길거리에 열린 벼룩시장을 지나치면서 미리 알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동하면서 서유럽여행은 의도치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먹는 것도 많지 않은 데다가 계속 걷게 만드니 소식에 종일 운동하는 다이어트가 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새벽에 아침을 먹어서인지 금세 배가 고팠는데 버스가 식당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때 즈음 기사가 길을 잘못 가고 있다며 다시 방향 수정해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1시40분경이다. 일행들이 모두 폭발 일보 직전에서야 큰 수퍼 비슷한 곳의 간이 뷔페에서 나름 괜찮은(지금까지 먹은 음식중 가장 음식 종류가 많은 식당)  곳에서 닭고기를 메인으로 하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먹고 나니 신기하게 불만이 사라졌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루체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세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스위스 국경얘기에다 자동차 번호를 식별하는 얘기를 하는 가이드의 얘기에 모두 잠이 든다. 가이드는 자동차 번호만 보고도 그 자동차의 국적을 알 수 있는 것이 신기하지 않냐고 계속 설명을 했다. 프랑스는 F로, 이탈리아는 I로  A는 오스트리아, 독일은 뭘까요? 하는 식인데, 독일은 G다, D는 덴마크고 영국은 E가 아니라 GB라고 한다. 나는 그런대로 흥미 있는데 대부분 꿈나라로 가버린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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