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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Mar 08. 2019

프라하성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여행의 마지막날이다. 마지막날은 공항가기 전까지 자유여행 시간이 주어졌다. 아내와 나는 전날 제대로 보지 못한 프라하 성을 다시 보고싶던 차에 혼자 온 일행 여성분도 전철로 프라하성을 간다기에 편승했다.




[프라하성]

유럽은 도시 전철이 우리 지하철과 달리 지상에 설치되어 있다. 예쁘게 장식한 도심 전철을 보고 있노라면 버스와 자동차 사람이 얽혀 위태 위태하면서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잘도 돌아다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철이 진입하고 있다. 옆에 티켓을 구입한 이곳 최고의 파라디움 백화점이 보인다.


시간이 일러 지상에서 티켓 파는 곳이 없어 경찰을 포함한 서너 명에게 물어 백화점 지하 2층에서 티켓을 겨우 구할 수 있었다. 티켓은 시간 단위로 판매하는데 30분용, 90분용, 24시간용, 72시간용이 있었고 이 티켓으로 트램을 비롯하여 버스와 열차 등 모든 교통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이용하는데 있어 티켓 검사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가끔 불시에 검표원이 나타나 티켓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이때 무단 승차 하다 발각되면 벌금이 어마 어마하게 부과되는 시스템이라 한다. 이것은 신뢰로 비용을 줄이되 믿음을 저버리는 사람에게는 가차없이 대하겠다는 이곳 시민철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다.

이른 시간이라 어렵게 구입한 전철표(90분에 15,000원 정도)
우리 부부 자유여행 가이드 역할과 찍사로 희생(?)하신 분, 전철에서...


블타바강을 건너는 전철에서 바라본 프라하
프라하성으로 가는 길에서 본 프라하 시내의 아름다운 모습
프라하성 MAP


프라하 성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 중에서 가장 큰 성이라는데 자료에 의하면 9세기 중반에 건립하기 시작하여 카를 4세 때인 14세기에 지금과 비슷한 길이 570m, 너비 128m의 성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성 안으로 들어가니 거인상이 나오는데 이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싸우는 거인들'이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 용도는 모르지만 우물처럼 생긴 것을 보고 난 뒤 고개를 드니 이곳 비트(비투스) 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비트 성당 오픈이 11시라 관람을 포기하고 웅장한 외부 건물만 카메라에 담았다. 체코를 대표하는 성당으로 르네상스, 바로코, 고딕 양식이 시대를 거치면서 각종 양식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건물이라 한다. 길이 124m, 폭 60m, 높이 33m의 규모로 첨탑의 높이만 100m에 이른다. 다른 성당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왕, 귀족 등의 공동묘지인데, 체코 최고의 성당이름으로 비투스 성인이름을 쓴 것은 비투스란 성인이 대단한 사람인가 보다 하고 자료를 찾아보니 BC 313년에 순교한 성인으로 보면 되겠다.

우리가 구입한 티켓은 성 비트도 볼 수 있는데 오픈 시간 땜에 포기함.
입구의 거인상
성 비트성당(정면)
성 비트 성당(측면)
성비트 성당의 화려한 내부, 인터넷 사진

내부에 이런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품이 나타나는데 체코가 낳은 화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이란다. 그림이 아니라 색유리를 붙여서 만든 작품. 나는 전혀 모르는 분인데 예술을 일상으로 끌어내린 아르누보의 대가라는 화가.

알폰스 무하의 작품, 인터넷 사진


[구왕궁]

비트성당 옆에 구왕궁이 있었는데, 이곳은 9세기경 지을 때는 목조건물이었으나 12세기에 지금 형태로 다시 지었다 한다. 다른 왕궁과는 달리 이곳은 썰렁했다. 그렇지만 이 왕국이 지어질때만 해도 유럽에서는 가장 큰 규모였단다. 특히 기둥없는 공간으로는 최대를 자랑한다고. 왕의 대관식과 연회용으로 활용되었다 한다.

구왕궁은, 창문투척사건으로 30년 종교전쟁의 발단이 된 곳이라 한다. 합스부르크가의 독실한 가톨릭 황제였던 페르디난드 황제가 보헤미아 왕위에 등극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개신교 귀족들이 왕궁으로 쳐들어와 페르디난드가 임명했던 보헤미아 귀족들을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 15m 아래로 던져진 귀족들은 다행히 건초 위에 떨어져 살아났지만 이 사건이 일어난 후 1618~1648년까지 유럽에서도 가장 길고 잔인했던 30년 종교 전쟁이 일어났다.(ENJOY 프라하 인용)

보헤미아 왕관외
구왕궁 부속건물인데 용도는 모름
구왕궁 부속 건물에 누워있는 성모상


[성 이르지 바실리카 성당]

이르지(George)가 영어로 조지다. 성당 분위기가 이전 것과는 다르다. 이곳은 성 비트 성당보다 앞서 9세기 초에 건립되었다. 한다. 외형만 보고 이동하였다.

성 이르지(George) 바실리카 성당
성 이르지 성당 외형, 첨탑 2곳이 아담과 이브를 나타낸다


[황금소로]

황금소로는 화려하고 거대한 궁 아래에 이렇게 좁은 아기자기한 집이 있는 것은 본래 궁에서 일하던 시종이나 집사 병사들이 살던 집인데, 16세기 후반부터는 루돌프 2세가 고용한 연금술사 금은세공이 들어와 살았다 한다. 그때부터 이 좁은 골목이름에 황금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한다

황금소로 전경
2층에는 이런 무기를 비롯해 갑옷, 투구, 창 등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가 전시되어 있음.
생활하던 모습
황금소로 22번지는 카프카가 집필하던 곳, 이곳 때문에 황금소라가 더욱 유명해짐 지금은 기념품 가게로 사용됨
황금 소로를 따라 있는 집 내부 중 한  곳
고문탑으로 내려가는 중간에 있는 석탑들
황금소로 고문탑내 고문기구들
황금소로 고문탑내 고문기구들


[하벨시장]

프라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중간쯤 있는 시장으로 기념품 꽃 과일 인형 등이 가득한 시장이라해서 들렀는데 소문에 비해 손이 가는 물건은 별로 없었다. 허기가 져 시장 내에 있는 베트남 국수 집에 가서 점심을 했는데 우리 나라에 들어와 있는 쌀국수와 다른 점은 고기를 쌀국수 만큼 얹어 준다. 오기 전에 먹었던 굴뚝빵 때문에 더부르한 속도 달래는데 그만이었다.

소고기 반, 닭고기 반이 든 쌀국수


[카프카 기념관]

프라하성에서 내려오다가 카프카 기념관을 만났다. 카프카는 유태계도 독일어로 작품을 남겨 독일인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곳 체코 출신이라 한다. 카프카의 변신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의 유명한 작품이다. 37세에 요절한 카프카가 보헤미안 쪽에 유명하다면, 모라비아 쪽에는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밀란 쿤테라라 유명하단다. 아래 흉칙한(?) 무기를 자랑하는 조형물은 카프카 기념관 마당에 서 있다.


[네루도바 거리]

프라하성을 올라가는 동안 전형적인 유럽식 건물 문에는 집집마다 다른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저게 뭘까 하면 사진을 남겼는데 이곳 유명한 네루도바 거리란다. 그 그림들은 문패를 대신하는 문양으로 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바이올린집, 태양집, 금열쇠집, 독수리조각 집등을 볼 수 있다.

3대째 바이올린 집
네루도바 거리 문패(하우스 사인)들, 인터넷 사진


[프라하의 영원한 숫자 전설 135797531]


앞 뒤로 같은 숫자 135797531에 얽힌 카를교에 대한 전설이다.

카를4세가 카를교를 건설할때 점성술사를 찾아가서 홍수때마다 무너지는 다리를 튼튼하게 짓는 방법을 묻게 된다. 점성술사는 1257년 9월 7일 5시 31분에 지으면(건축 시작 시점인지 끝인지는 안 나와 있어 모르겠음) 다리가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 해서 그렇게 했더니 지금까지 600년 이상 잦은 홍수에도 잘 버텨 지금까지 프라하 명물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아래 까를교 남단에 있는 박물관의 입구에 해당 숫자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서유럽 여행을 마치며....


서유럽 여행은 지금까지 여행에 비해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여행 전에 역사, 미술사공부, 영상시청 등으로 준비를 해왔으나 대상 나라가 6나라나 되고 준비 일정 기간에 다른 급한 일이 있어 충분한 준비를 못하고 떠난 여행이었다.


그 동안 핀란드, 영국, 스페인, 그리스 일부, 터키를 방문하면서 어느 정도 유럽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얼마나 착각이었는지를 알게해 주는 시간이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세계에 갇혀 살기 마련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계와 가치관에 대해서 더욱 겸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서유럽 13일 동안의 여행도 어찌 보면 랜드마크만 찍고 도는 여행이었다. 그래서 사전에 조금이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멋진 그림만 머리에 남을 뿐 그 속에 들어있는 역사나 스토리는 전혀 알지 못한채 자신의 방식대로 느낀 그 느낌으로 그 나라를 이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가 적었던 만큼 가능한 많은 사진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나중에라도 퍼즐을 맞출 요량으로...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일상의 바쁜 일로 인해 여행기 정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여행지에서 메모한 내용과 사진 그리고 다녀와서 여러 자료와 대조하면서 정리하는 동안 퍼즐이 맞춰지는 부분이 많았다. 이런 조그만 노력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서유럽에 대한 내 기억에는 하얀 눈, 에펠탑, 런던브릿지, 콜로세움, 햇갈리는 성당 모습 등만 남았을 것이다.


퍼즐을 좀 더 잘 맞추기 위한 또 하나의 작업으로,  여행 후에 관련 영화를 최대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는 가이드가 추천해준 영화도 있지만 대부분은 메모등을 보며 직접 찾은 영화들이다. 가능하면 그 나라 역사와 관련되는 영화 중심으로 찾았다. 15편 정도를 보고도 30 여 편이 더 남아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여행지를 상기하고 역사의 퍼즐을 맞추는데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


세상에는 각 분야의 고수들이 많다. 이번에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각 분야에 엄청난 고수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이번에 정리한 이 여행기 수준은 그분들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지만 나에게는 또 그 만큼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어떤 글을 쓰던 어떤 강의를 하던 이번 경험이 나의 컨텐츠를 좀 더 풍부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또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서유럽 13일 여행 일정]



[참고, 서유럽 여행 전후 보고 있는 영화들]

알렉산더(기원전 356년)

신들의제국 4세기경

잔다르크(1431년 19세로 화형) 프랑스 샤를7세 vs 영국 헨리6세, 백년전쟁배경

풍운아 크롬웰(1485-1540)

프랑수아1세(1515-47재위)

헨리8세(1509-1547) 천일의 스캔들*

영화 엘리자베스*(1533-1603), 메리(1553-1558)

골든에이지 : 엘리자베스1세와 스코틀랜드 메리여왕과의 갈등

여왕마고 : 앙리4세 (1572-89)이야기

스워드오브워(12세기 이탈리아) : 신성로마제국(프리드리히)에 맞서는 900인의 결사 항전기!

킹덤오브헤븐 : 십자군전쟁*(11세기-14세기)

볼프강 아마데우스*(1756-1791)

사운드오브뮤직*

타이탄,

신들의 전쟁,

트로이

이모탈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300

아고라

겨울의 라이언 : 헨리2세(1154-1189), 루이7세(1120-1180) 이야기

성프란치스코(1209)

장미의 이름 : 1327 베네딕트 수도원이야기

무적함대(1588년) 골든에이지 : 엘리자베스1세

루이14세의 죽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철가면

영화 왕의춤 루이 14세(1643즉위)

나넬 모차르트

프랑스대혁명(1796)

페워웰 마이퀸 : 마리 앙뜨와네트 마지막 사랑

레오파드(19세기) :  키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는 마르크스주의자가 만든 위대한 영화다. 〈레오파드〉는 이탈리아 역사의 중요한 시기를 한 남자 — 시칠리아 왕조 가문의 귀족인 살리자 왕자 — 의 얘기를 통해 보여 준다

지배의 공허한 영광 : 포르투갈 식민지 전쟁(1961~1974).

영화 영 빅토리아*(1837-1901)

1900년 :이탈리아 현대사(1901)

인생은 아름다워*(나치치하, 1940년경)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투어리스트

13송이 장비(스페인내전1939넌)

베네치아

냉정과 열정사이(피렌체)

전망좋은방(피렌체)

다운폴(히틀러)

롬멜

황비 시씨의 운명

천사와 악마(현재의 리얼한 로마)

엔트로포이드(체코 슬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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