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정받고 싶다

내 말이 좀 더 잘 먹히는 방법이 없을까?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 말에 나는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위선일 가능성이 크다.  사람의 기본 욕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 '관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인정받고 관심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지나쳐 부정적으로 혹은 과도한 방법으로 자신을 어필해서는 안되겠지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 동기가 되기도 한다.  

인정받고 싶다는 것은 나의 생각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게 하고 싶다는 의미다.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하는 마음은 소속된 조직 내에서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조직시스템 속의 어떤 직위에서 행해지는 영향력을 흔히 리더십이라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리더십이라 하면 관리자가 갖춰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을 조직을 벗어난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잘 받아 들여졌으면 하는 마음이 바로 내게 리더십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가령, 친구에게도 그렇고, 집안 부모나 형제에게도 내 말이 잘 먹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떤 모임에서도 내 말과 생각이 잘 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혹은 조직의 어떤 위치에서 갖추고 싶어 하는 리더십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했을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게 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권력을 갖는 것이다. 올해 대선과 지선을 치루면서 보듯 출마해서 다수의 표를 얻은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되고 그 권력에서 주어지는 공식적인 권한으로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기업으로 보면 승진해서 직위를 갖는 것에 해당한다. 그리고 경제적인 혜택과 같은 어떤 보상을 부여하고 영향력을 미치는 방법이다. 어떤 조직에서 소속되어 내가 그 조직에서 요구하는 것에 군말없이 따르고 있다면 그 댓가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물리적인 힘으로 영향을 주는 방법이다. 자녀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매질을 해서라도 영향력을 미쳤던 방식이다.

이 세가지 영향력을 자신이 가진 위치에서 나오는 영향력이 해서 '포지션 파워'라 한다. 이 영향력의 특징은 그 위치에 있을 때만 유효하고 그 위치(직위)를 잃어버리면 사라진다. 그 자리에서 물러 났을 때, 보상할 수 없을 때, 강압할 수 있는 힘이 사라졌을 때는 사라지는 영향력이어서 포지션 파워는 진정한 영향력으로 보기 어렵다.

가령, 한 국가의 대통령을 지냈다 하더라도 대통령 시절에는 간이라고 빼줄 것처럼 충성하다가도 그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 감옥에 갇히는 신세에 있게 되면 한결같이 배신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권력, 혹은 그 권력에서 나오는 돈 때문에 충성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릴 때는 강압적인 힘으로 아이들에게 잠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가도 머리가 굵어버리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물리적인 영향력은 그 부모가 자녀를 제압할 수 있는 우월적 위치에 있을때까지만 가능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변하지 않는 진정한 영향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에게 별 도움을 준 적도 없고 나랑 큰 관계도 없는 사람인데 내가 존경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다시 말해 위에서 언급한 포지션 파워 요소인 권력, 돈, 힘과 무관하게 내가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이 없을까? 만약에 있다면 그 사람이 갖는 영향력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나는 실력에서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운동선수, 요리사… 가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의 전문성에 영향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의사가 시키는대로 하는 것도 그 사람이 가진 전문성 때문이다. 그래서 혜민스님은 남의 관심을 구걸하면서 자신을 거지 취급 하지 말고 그 시간에 자신의 실력을 쌓으라고 했다. 그러면 저절로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여러분이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그 분야에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은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직에서 리더가 되어도 마찬가지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갖추지 않고서는 구성원들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이런 전문성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우리들이 공통적으로 존경하는 사람 혹은 따르고 싶은 사람 중에 인도의 간디나 테레사 수녀 같은 분들을 들 수 있다. 이 분들은 위에서 언급한 포지션파워와는 무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분들의 영향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우리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어 주고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어려운 일에 앞장 서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무엇을 요청한다면 저절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 즉 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인격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라지지 않는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전문성과 인격에서 나오는 영향력을 '퍼스널 파워'라 한다. 이 영향력은 자신의 직위나 위치에서 나오는 영향력이 아니므로 진정한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이 남들로부터 진정한 인정을 받고 싶다면 퍼스널 파워를 추구해야 한다.

진정한 영향력이라는 퍼스널 파워는 자기변화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어렵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영향력인데 그 영향력은 자기변화에서 출발한다는 아이러니다. 책을 읽지않는 자녀에게 책을 읽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단기간 변화에는 포지션파워가 통할지 모르지만 진정한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처럼 퍼스널파워를 갖추는 것은 내가 바뀌는 일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먼저 자신의 실력을 기르자. 왜 나는 존재감이 없을까를 탓하기 전에 자신이 맡은 분야에 전문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자. 아인쉬타인은 어제와 같이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라 했다. 다른 미래를 기대한다면 지금의 시간표대로 살아서는 안된다. 자신의 사는 방식의 시간표를 미래를 위한시간표로 다시 구성해 보라.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주위에 둘러쌓여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만족하고 살고 있다면, 또한 같은 장소와 환경 속에서 그것이 내 운명이려니 하고 살다보면 자기가 만든 틀에 갇히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꼰대가 되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는데 나는 이전의 생각을 고착시키는 쪽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자. 진정성이라는 말은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마음만은 상대를 존중하고 위하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행동하자는 의미다. 여러분이 조직에서 혹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위에서 언급했던 포지션 파워를 갖춘 사람이 아닌데도 왠지 이끌리는 사람, 혹은 따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진정성 때문에 그런 것이다. 돈으로 맺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쉽지 않는 길이라 하더라도 진정성을 갖고 사람을 대하면 언젠가는 그 마음이 통하게 된다. 신뢰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그로 인해 생기는 영향력이야말로 진정한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숫자가 인격이 되는 치열한 산업 현장에서도 자신의 전문성을 기르며 의식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진정성 있게 살아 간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진정한 영향력 갖춘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명심하자. 이것은 나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