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be yourself

거짓 인생을 살지 마세요...

"Just be yourself"

질 바이든 여사가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 배우자들 만남에서 김건희여사를 만나서 했다는 말이다. 기자들은 이것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줘라"라고 했다며 일제히 보도하고 있지만 직역하면 "너 자신이 되라"이다. 어떻게 해석하든 김여사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일게다.

김건희여사가 이 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 문장 하나를 학생들에게 체득시키기 위해 한 학기 내내 분투 한다.

내가 학교에서 맡은 임무는 신입생에게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서 확정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대학 다닐 때는 이런 과정이 없었다. 요즈음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초중고등 과정을 거치면서 갖는 진로탐색과정과는 대학에서의 진로탐색과정은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사회 진출하기 전 준비와 연습을 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진지한 진로 탐색과 설정과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학생들이 처한 상황이나 미래 준비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따라 수업에 임하는 태도는 다르지만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 지에 대해 막연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과정의 궁극적인 결과는 어떤 직업형태로 나타나지만 그것으로 닿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의 삶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답과 더불어 "Be yourself"가 되고자 하는 결심이 중요하다.

아니,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생긴대로 살면  "Be yourself"가 되는 게 아닌가?하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이게 그리 간단치 않다. 사람은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있는 그대로 살기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게 사람이고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갈구하면서 자기자신보다는 남을 의식한 삶을 사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사회가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 사회가 더 나은 삶, 인정받는 삶을 정형화 시켜 놓기 때문에 어지간 해서는 나 자신이 되는 삶을 살기 어렵다. 가령, 돈, 권력, 학벌 이런 것들이 추앙되는 세상에서 돈, 권력, 학벌 없이 "Be yourself"가 되는 삶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비즈니스상 이익을 추구하다 자신의 모습을 잃기도 하고, 자신의 상처나 약점을 숨기기 위해 자신을 부풀리기도 한다. 이렇게 포장되고 위장된 삶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을 사는 셈이 된다.

오래간만에 과거 직장에서 함께 했던 직원들을 만나 보면, "Be yourself"가 되어 멋진 삶을 추구하는 분들보다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남이 평가하는 기준 속에 자신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내 세우는 부류가 대부분이다. 주식을 해서 돈을 얼마나 벌었다던가 집값이 올랐다거나 새로운 직장에서 어떤 자리에 올랐다거나 하는 얘기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런 위치에 오르지 못한 합당한 이유나 변명이 앞서게 됨을 본다.

요즘 중장년들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많아 가끔 참석해 봐도 다르지 않음을 체감한다. 대체로 은퇴 전후의 분들이기 때문에 이제는 "Be yourself"가 되는 삶을 추구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여전히 뭔가 해서 남에게 인정받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엿보게 된다. 나 역시 그렇다. 이런 강의를 하면서 스스로 "Be yourself"가 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 보지만 자꾸 원위치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아직도 인정받고 관심받기 위해서 나를 드러내려고 하는 모습이 애처럽다. 그만큼 특히, 나에게는 "Be yourself"가 되는 삶은 평생을 두고 추구해야만 할 것 같다.  

사실 리더십의 출발점도 "Be yourself"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Be yourself"가 되지 못한 사람의 리더십은 공허하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척 하는 사람은 생길 지 모르지만 진정한 '따름'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의 진심을 얻는 진정성은 "Be yourself"가 되는 삶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