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근경은 치열하다
우리는 언제 '아름답다'라는 말을 쓸까?
우리가 아름답고 하는 것은 실제 아름다운 걸까? 아름다운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하는 걸까?
요즘 핀트레스트라는 SNS 사이트를 이용하다 보면 저런 곳도 있나? 싶을 정도로 세계인들이 찍은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본다. 특히 외국의 장난감 같은 집들과 어울린 그림같은 사진이나 기암괴석 속에서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사진들을 보다 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한 겨울로 접어들면서 가끔 큰 눈이 내리면 백설 속에 묻혀버리는 세상을 보면 내 마음도 그렇게 깨끗하게 맑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아찔한 풍경 속에 빠져 들게 된다. 겨울 오기 전에 금세라고 타버릴 것 같은 찬란한 단풍으로 물들여진 산의 풍경이 그랬으며 울창한 숲의 푸르름을 뽐낸 한 여름의 무성한 녹색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여기서 어느 광고 카피라이터의 깊은 통찰에서 나온 말이 생각난다. "모든 근경은 전쟁이고, 모든 원경은 풍경 같다."는 표현. 모든 원경은 이렇듯 아름답게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아름다웠던 원경을 가까이서 볼 때도 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멀리서 본 아름다움 속에는 치열한 생존이 숨어있다. 하얀 눈더미 속에서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수 많은 생명들을 비롯해서 아름다운 바위 속에서 부딪치는 파도 속에서도 수 많은 생명을 유지하려는 자연의 섭리가 들어있다. 이처럼 모든 근경을 전쟁같은 치열함이 존재한다.
우리들의 삶과 인간관계도 비슷한 것 같다.
멀리 있으면 싸울 일이 없다. 그냥 그립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가까이서 부대끼며 살다보면 부딪히게 되고 이해관계도 생기게 된다. 그래서 사람관계도 원경은 아름답지만 근경은 전쟁이 되는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라. 원수같이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이 나랑 같이 살지 않았더라도 혹은 나와 긴밀한 관계가 없었더라도 그런 원수관계에 놓여 있을지를 생각해 보면 안다. 사실 가까이 있지 않았다면 아무런 원수관계가 되지 않고 편할 수 있는 관계였을텐데 혹은 잘 지낼 수 있는 사이였을텐데, 가까이 있으면서 생긴 상처들이고 원한 들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관계는 자연과는 다른 면이 있다. 가까울때 생기는 치열함 속에서 사랑을 느끼고 서로 부대끼면서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 근경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사람관계이다. 그래서 사람이 자연과는 다른 위대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가까운 사람과 어렵게 지내는 사람은 자연원리 정도에 그치고 자연을 극복한 인간의 위대함을 갖고 있지 못한 셈이 된다. 자연의 원리를 극복하는 위대함으로 가는 길은 의외로 쉽다. 가까운 사람과 잘 지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