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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Jan 30. 2017

거짓말하기 좋은 세상

지도층 인사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다

거짓말 하는 것은 나쁘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비롯해서 그 거짓말이 선의에서 출발했건 악의에서 출발했건 전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그리고 부모로부터 거짓말은 해서는 안될 것으로 배웠다. 그래서 어린 아이 때부터 거짓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했고, 거짓말 한 것이 발각되면 호된 야단을 쳐서 버릇을 고쳐 놓으려 애써온 것 같다.      


좀 더 자란 뒤에 white lie라고 해서 해도 되는 거짓말이 있다는 것을 배우기 전까지는 무조건을 거짓말은 나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어떤 거짓말이 나쁘고 어떤 거짓말은 용인될 수 있는 것일까?     

거짓말에 대한 판단기준도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즘 청문회를 보고 있다 보면 거짓말을 자꾸하다보니 진실과 거짓말이 햇갈리는 상태까지 간게 아닌가 싶을 때 가 있다. 또, 이들을 지켜 보노라면, 거짓말 하는 것이 정말 나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뻔한 거짓말을 쉽게 하고 별로 문제시 되지도 않는 것 같다. 청문회 위증 고발이라는 제도는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위증을 의식해서 거짓말 할 것을 안하는 증인은 없어 보인다는 말이다.     



지금 청문회에서 온 국민을 상대로 증언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다. 개중에는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분들의 거짓말은 학생들을 상대로 가르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회 미치는 영향과 파장은 더 크게 다가와야 할 것이지만 그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 과연 그 분들은 앞으로 자녀와 학생들 앞에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그들은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   

  

사실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굳이 밝혀서 분란이 될 만한 사항이라면, 그냥 묻어두고 있거나 묻더라도 거짓말을 하는게 나을 수가 있다.     

가령, 결혼 전 배우자 이외의 만남에 대한 얘기에 관한 부분이 그런 종류의 거짓말이 아닐까 싶다. 결혼했으면 굳이 알려고도 하지 말고 굳이 밝히려고도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좋다. 

“疑人勿用, 用人無疑” 사람이 의심되면 쓰지 말고, 사람을 썼으면 의심하지 마라는 명심보감 구절이다. 이미 결혼하여 살기로 했으면 상대에게 그런 질문을 말아야 하고, 또 묻더라도 그땐 거짓말을 하는게 옳을 것 같다.     

그런데,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정말 자기 삶에 손해되는 것인지 청문회를 보면서 확신이 들지 않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정말 나쁜 것일까? 거짓말 하는 사람에게 피해가 오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자꾸 든다.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사람이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더 유리한 것이 아닐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일 때 거짓말 하지 않고 진실을 말해서 미리 손해를 자청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자기에게 불리하면 최대한 거짓말로 속이고 들통 나면 모르겠다고 하고 발각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버텨나가는 것이 삶에는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법을 공부하거나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일수록 합법적인 거짓말은 물론이고, 악한 거짓말도 잘하는 것 같다.   

   

정치인들의 비리에 대한 전형적인 행태는 이렇다. 그들은 비리가 드러나면 일단 모른다고 하고, 발각되면 기억이 안난다고 하고 그것도 안될 정도가 되며 묵비권을 행사하는 식으로 거짓말 했던 상황을 모면한다. 이번 최순실 사태로 인해 일반 국민들도 이런 버티기 대처방식을 많은 학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거짓말에도 힘이 필요한 것 같다. 


돈이든 권력이든 힘이 있는 사람들은 금방 드러날 거짓말도 쉽게 하고 또 그렇게 드러난  거짓말도 진실로 바꿔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당연한 거짓말도 서서히 거짓말인지 아닌지 모르게 희석시켜버리는 능력도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진실은 밝혀진다고는 하지만 현재 우리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거짓말 프레이드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거짓말 속에서 그냥 그렇게 거짓말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다.     


나도 이제부터 적당히 거짓말을 하고 살아도 가책이 안될 것 같은 서글픈 현실을 바라보면서, 어머님은 자장면을 싫어했다는 GOD의 ‘어머님께’ 나오는 어머니의 거짓말을 그리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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