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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Aug 09. 2021

돌아가자

우리가 서로를 품지 않았던 그때로.

진심으로 네가 행복해지길 원한다.
한때는 누구보다 죽이고 싶을 만큼

원망스럽던 너였지만

또 한편으론 누구보다도

사랑스럽던 너였기에.

넌 내 가족 같은 존재였고

누구보다도 가까운 무언가로

얽혀있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너무도 편안하였지만

점점 의무감에 묶여있는 기분이었다.
널 사랑해야만 한다는, 널 떠나선 안된다는 그런.
우리는 어차피 다시 만나게 되어있다는

그런 착각 속에서. 아니 세뇌 속에서.

내가 떠나면 죽을 것 같다는 네 말 때문인가,

정말 네가 너무도 위태로울 것만 같아

한참 전에 떠난 내 마음을 모른채하고서

널 계속 안아주길 택했다.

그럴수록 내 마음은

곪아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네 탓이 아니다.

그저 우리는 서로 사랑할 만큼 사랑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감정 소모까지 해버렸기에

한계에 임박했을 뿐.

여느 연인과 다를 바 없이

자연스러운 끝을 맞이했을 뿐이다.

널 원망하지 않아.

넌 날 조금은 원망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널 보면 안쓰러운 마음에

부드럽게 안아주고 싶다.

네가 원하는 그러한 마음은 주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너도 나에 대한 감정이 정리가 되고,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면

이러한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줄까.

그렇게 된다면 너 또한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질까.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우리라는 속박 속에서 벗어나

너의 삶을 찾길 바란다.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말고

내가 사랑했던 그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넌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아름다운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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