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사랑하긴 했을까,
이런 진부한 물음 따윈 갖지 않는다.
네가 나의 진심에 진심 어린 웃음으로 대답하고
그런 네 웃음을 보며 진심 어린 행복함을 느꼈던
그 순간만큼은 부정하고 싶지 않으니.
이럴 거면 너를 만나지 않았다는 나의 원망과
이런 사람일 줄 몰랐다는 너의 원망이 부딪혀
서로를 아프게만 한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너를 만나지 않았을 텐데-
이러한 말들은 전혀 쓸모없는 말이란 걸 안다.
결국엔 내 선택은 너였고, 우리였기 때문에.
누가 더 잘못했다 한들 사실 그게
우리 사이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저 서로가 서로를 사랑했고
하지만 서로의 바람을 충족시켜주지 못했고,
때문에 서운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전부일 텐데.
그렇지만 그 조그마한 것에
흔들린다 우리는.
이리저리 부딪히고 상처 나고
서로를 미워한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도 알지만,
너무도 잘 알지만 단지 용기가 없을 뿐.
자신의 자존심을 버릴.
그렇다면 우린 방법을 알더라도
그 방법을 외면한 채로 이대로 서로를
놓아버리고야 말뿐이겠지.
사실은 그 누구도 비난할 수없는
이 상황에서 서로를 비난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