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개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 나를
내 이런 불쌍한 마음을 안아줘.
오빠 있잖아,
오빠 앞에서 나는 바보가 되고
착한 사람이 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이 돼.
오빠 앞에만 서면 내가 혹시나 못나 보일까 봐
자꾸만 거울을 보게 되고
자꾸만 화장을 고치게 돼.
그럼에도 오빠는 내게 눈길을 주지 않지.
그저 장난스러운 말투로
나를 동생으로만 대하지.
난 그게 너무 거지 같아.
왜 나를 동생으로만 대해.
왜 나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아?
왜 나를 좋은 사람으로만 생각해?
사실 난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냥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것뿐이야.
이거 봐.
난 너한테 사랑받지 못한 이 기분을
다른 사람한테라도 받으려
네가 떠나자마자 다른 남잘 찾고 있잖아.
넌 이런 날 알고서도 좋아할까.
아니 알기 전에 날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널 이토록 원하기에
난 다른 사람 하고라도 자는 거야.
그렇게라도 날 포장하는 거지.
근데 난 이렇게 말해놓고
너 말고 다른 사람을 찾다가도
포기해버리고 말아.
너 말곤 날 만족시켜줄 사람이 없어.
날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이 없다고.
그걸 알기에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하려다가도
포기하고 너만을 기다려.
주인만을 기다리는
강아지가 된 기분을 넌 알까.
내 마음이 얼마나 큰지 넌 알까.
네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내 마음 애써 숨기는 내 심정을 알까.
네가 장난으로 툭툭 내뱉은
한마디에도 설레 하고
그 한마디에 의미를 찾는 불쌍한 나를 알까.
날 여기저기 방황하게 만들지 말아 줘.
네 곁에만 가둬줘.
난 오롯이 너의 개가 될 준비가 되어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