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서만 꿈꾸던 행복
나 혼자만 노력해서는 안되는 거였는데.
처음 너를 만났을 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줄만 알았다.
별로 즐겁지도 않았고
결정적으로 너는 내 스타일도 아니었으니까.
나를 알아가고 싶다는 네 말에
시큰둥하게 그러자고 답했지.
너에게 절대 빠져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두어 번 너를 만나고
관심도 없던 네 얼굴을 자세하게 보게 되면서
네 얼굴이 사실은 예쁜 얼굴이었다는 걸
점점 깨닫게 되었다.
네 기다란 속눈썹은 깜빡여질 때마다
자꾸만 내 마음을 자극시켰고
웃을 때 시원하게 찢어지는 네 입은
자꾸만 내 입술을 달싹거리게 만들었다.
보면 볼수록 예쁜 사람이었어 너는.
너를 만나게 되면서 다짐했지.
이렇게 예쁜 너를
절대 실망시키는 일은 없게 할 거라고.
네가 싫어할 만한 행동은 일절 하지 않고
너만을 바라보고
내 온 마음을 다 내보여주면서
널 사랑할 거라고.
이런 게 사랑받는다는 거구나 느끼며
행복에 겨울만큼
아무것도 재지 않고 아무것도 숨기지 않으며
너에게 모든 마음을 바치겠다고.
그렇게 난 최선을 다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
너에게 좋은 말, 좋은 행동만 해준다면
너 역시도 나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서.
난 널 만날수록 사랑이 더 깊어졌고
널 안고 있어도 더 끌어안고 싶고
널 더 가지고 싶어졌다.
넌 분명 날 너무도 사랑해주는데
왜인지 한 번도 널 온전히 다 가졌다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네 모든 살점 하나하나를 뜯어내서라도 모든 걸 가지고 싶을 정도였다.
난 항상 너무도 소중한 네가
어디론가 떠나버릴까 불안했고
갑자기 네가 나를 냉대해버리는 꿈을
자주 꾸며 깨어나서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꿈이라는 걸 인지하기 위해
불안에 떨며 너를 찾곤 했다.
그리도 소중한 너였기에
깨어져버릴까 아끼고 또 아꼈다.
그렇게 아낀 것과 반대로 한편으로는
너를 죽이고서라도
내 옆에 평생 두고 살고 싶은 마음까지도 들었다.
예쁜 너를 오로지 나만 바라보며.
오롯이 나의 것으로.
그 정도로 너에 대한 소유욕이 심해졌다.
물론 너에게 내 이런 마음까진 말하지 못했지만.
난 아직도 너에게 좋은 사람일 거라 자신한다.
하지만 이렇게 숭고한 마음은
나 혼자만 가져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나 혼자만 너를 더 가지고 싶어 하고,
너를 실망시키지 않고 싶어 하고.
나 혼자만 그래서는 안되는 거였다.
나 혼자만 완벽하게 행복한 우리를 꿈꿔서는 안 되는 거였어.
그래서 나는 그 의미 없는 꿈에서 혼자 깨어나
아직도 그 여운에 빠져 정신없이 허우적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