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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Jun 09. 2018

유일한 나의 도피처, 잠.

하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간은

잠에 드는 시간이다.

무의식에 빠져들어 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좋다.

하루를 지새우며 유일하게

아무런 생각도,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


하지만 요즘 너는

나의 그 유일한 도피처마저도 없애버린다.

너에 대한 온갖 생각들이

나를 자꾸만 뒤척이게 해

잠에 들지 못하게 한다.


왜 나의 그 시간마저 빼앗아가려 하는지.


함께했던 동안의 우리의 시간들을,

이별하고 난 뒤의 나의 시간들을,

그리움으로 뒤덮어 없애버린 것도 모자라서.


제발, 제발 잠에 들게 해줘.

나를 이렇게 무참히 혼자 내버려둘 거라면,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차게 해

나를 죽어가게 할 거라면,

나의 이 세상에서 사라져주지 않아

자꾸 내 눈에 밟힐거라면,


그래서 나의 마음을 하루 온종일

뒤집어놓을거라면.


제발 잠에 들게 해줘.

그렇게라도 버티게 해줘.

그 시간만큼은 네 꿈을 꾸지 않게 해줘.

그 시간만큼은,

나의 세상속에서 사라져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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