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인연이 아닌 것이었다.
이젠 아픈 너를 토해내려 한다.
처음부터 인연이 아닌 것이었다.
단지 그것을 애써 부정했을 뿐.
어쩌자고 난 잘 알지도 못하는 네가
내가 찾던 사람일지도 모른다며 착각에 빠졌던걸까.
정말 어쩌자고 난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던
네가 내밀던 그 손을 덥썩 잡아버린걸까.
사랑에 크게 데여
이제는 그 어떤 사랑도 믿지 말고 아파하지 말자고,
내 마음을 아끼자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나는 또 다시 야속하게도
그 잠깐의 달콤함에 속아
나의 모든 것을 내던져버리고말았다.
단지 사랑받고 싶을 뿐이었다.
아무 불안감 없이 누군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내 모든걸 내주더라도
아프지 않은 사랑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 나의 바람을 짓밟듯,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속아보자며
너에게 모든 마음을 내보여줬을 때,
너는 나의 그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불안감과 외로움, 고독함으로 차오르게 하였다.
지난 사랑들과 다를 것이 없는 결과에
나는 이 사랑 역시도 토해내려한다.
헛구역질을 계속 해대어
울음이 터지고 속이 쓰라리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속은 계속해서 울렁일테니.
너를 토해내고 나면
당분간의 내 마음은 누군가를 담아낼 여력이 없겠지.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아픈 마음 혹시나마 네가 쓰다듬어줄까
헛된 희망을 품고서
너라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였으니.
내 마음의 상처를 다시 덧나게 하였으니.
이 덧난 상처는 새살이 돋아나 언젠가는 다시 낫겠지.
그 새살은 여리디 여려 언제고 다시 쉽게 벌어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