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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Jan 12. 2020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우리를 놓는다.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너의 그 연락 하나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쿵 하고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움켜쥐고서
주저앉아 울부짖는 수밖에.



넌 모를 거다.


어젯밤,

혼자 있기에는 너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도 사무쳐 버틸 수가 없기에

만남을 가진 친구. 그의 괜찮냐는 물음.


그 물음에 내가 얼마나 많은 눈물을, 울음을 삼켜내고서

애써 웃어 보였는지.

너를 잠시나마 잊고자 얼마나 많은 술을 들이켰는지.


알코올이 목구멍을 타고 체내에 흘러들어 갈수록

오히려 네 생각이 끊이질 않았고

때문에 집에 들어와 엎어져 누운 후,

연락처에는 저장되어있지 않지만

기억 속에 박혀 삭제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네 번호를 입력하고서

통화버튼을 누를지 말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사실 내가 너의 그 연락에 답하고 싶던 말은,


넌 내가 널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지금 난 네가 너무 그리워.

네 생각에 밥도 잘 못 먹고

일하다가 들려오는 이별 노래에

울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너무 주책맞을 정도야.

네가 너무 밉지만 너무 보고 싶고

지금 당장 너를 찾아가 네 품에 안겨

이제껏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고 싶어.


다시 널 붙잡고 싶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서 오롯이 너의 것이 되고 싶어.



그 모든 말을 너에게 표현해내고 싶었지만,

이내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한들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어긋날 대로 어긋나 버린 우리 사이를

고칠 수 있을 리가 없다.

무수히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 우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버렸으니까.


사랑만으론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너에게 나를 아직도 많이 사랑하느냐 묻고 싶었지만,

그 대답을 들을 자신이 없었다.


우리의 사랑에 더 이상 여지를 달고 싶지 않았다.

속으로 미련을 담아내야만, 서로의 마음을 모른 척해야만

우리라는 관계를 끝낼 수 있단 걸 알기에.


그 마음을 다시 또 말해버리고 만다면

우린 도돌이표처럼 돌아가 똑같은 엔딩을 내고야 말 것이다.



이제, 이제 그만하자 우리.

많이 지치고 힘들었잖아.

우린 서로에게 마약과도 같은 존재였어.

병들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서로에게 빠져

서로를 놓지 못하는.


이제 우리 그만, 편해지자.
많이 사랑했고 사랑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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