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보고 싶을 거야.'
너의 그 연락 하나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쿵 하고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움켜쥐고서
주저앉아 울부짖는 수밖에.
넌 모를 거다.
어젯밤,
혼자 있기에는 너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도 사무쳐 버틸 수가 없기에
만남을 가진 친구. 그의 괜찮냐는 물음.
그 물음에 내가 얼마나 많은 눈물을, 울음을 삼켜내고서
애써 웃어 보였는지.
너를 잠시나마 잊고자 얼마나 많은 술을 들이켰는지.
알코올이 목구멍을 타고 체내에 흘러들어 갈수록
오히려 네 생각이 끊이질 않았고
때문에 집에 들어와 엎어져 누운 후,
연락처에는 저장되어있지 않지만
기억 속에 박혀 삭제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네 번호를 입력하고서
통화버튼을 누를지 말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사실 내가 너의 그 연락에 답하고 싶던 말은,
넌 내가 널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지금 난 네가 너무 그리워.
네 생각에 밥도 잘 못 먹고
일하다가 들려오는 이별 노래에
울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너무 주책맞을 정도야.
네가 너무 밉지만 너무 보고 싶고
지금 당장 너를 찾아가 네 품에 안겨
이제껏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고 싶어.
다시 널 붙잡고 싶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서 오롯이 너의 것이 되고 싶어.
그 모든 말을 너에게 표현해내고 싶었지만,
이내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한들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어긋날 대로 어긋나 버린 우리 사이를
고칠 수 있을 리가 없다.
무수히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 우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버렸으니까.
사랑만으론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너에게 나를 아직도 많이 사랑하느냐 묻고 싶었지만,
그 대답을 들을 자신이 없었다.
우리의 사랑에 더 이상 여지를 달고 싶지 않았다.
속으로 미련을 담아내야만, 서로의 마음을 모른 척해야만
우리라는 관계를 끝낼 수 있단 걸 알기에.
그 마음을 다시 또 말해버리고 만다면
우린 도돌이표처럼 돌아가 똑같은 엔딩을 내고야 말 것이다.
이제, 이제 그만하자 우리.
많이 지치고 힘들었잖아.
우린 서로에게 마약과도 같은 존재였어.
병들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서로에게 빠져
서로를 놓지 못하는.
이제 우리 그만, 편해지자.
많이 사랑했고 사랑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