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조차 나오지 말아줄래.
너무나도 잔인한 꿈 속의 너.
하필 그 순간 나는 네 꿈을 꾸었다.
너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었고,
오로지 사랑만이 존재하던 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지.
꿈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 걱정도 없이 오롯이 너와 나만 존재하는
그 순간에 잠시나마 머물고 싶어 그것을 모른척하였다.
그만큼이나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것은.
하지만 꿈이란 본디 깨어난 후의 후폭풍이 거센것인지라,
모든 것이 허상이었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했을지라도
눈을 뜬 후, 네가 연기처럼 사라져 텅텅 빈 내 마음이
시리게 아려오는 것 까지는 어쩔수가 없었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에
고작 꿈 하나로 이렇게 거세게 몰아치는 존재이다 너는.
그러니 어차피 내 곁에 있지 않을 것이라면,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꿈에서조차 나타나지 말아주길 바란다.
이제는 더 바랄 수 없는 너의 그 눈빛을 다시 보여주는
꿈 속의 너는, 현실의 냉정한 너보다도 더 잔인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