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첫눈 Jan 06. 2018

을의 사랑

그저 그런 것 뿐이었다.

화남, 분노, 슬픔. 그 온갖 감정들로 뒤덮여

내 마음을 나조차도 가다듬지 못하겠더라.

다 지워버리려 갤러리를 들어갔더니

그 속에는

그저 핸드폰에서 지워버리는 것으론

지워지지 않을 추억들이 담겨있는게..


순간 생각났던 단어는

보고싶다. 보고싶다. 그 뿐이었다.


놀랍게도 그 단어하나 생각났을 뿐인데,

복잡한 내 마음속이 

가 사랑하는 너 하나로 다시 가득차버렸다.


보고싶어, 어제는 네가 너무보고싶어서 그렇게 짜증을 낸거야

앞뒤 생각없이 그냥 이 말 하나 전하고 싶어

자존심따위 애써 무시해가며 너의 번호로 전화를 했다.


보고싶다, 그 말 한마디만 전한다면,

너와 나의 관계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나에겐 너무도 길고도 짧았던 통화음이 마쳐지고 

귀에 들려오던 소리는, 네 목소리가 아닌 안내음 소리.


다시 한 번 더 너에게 전화를 하고자

손가락을 움직이려던 찰나,


너는 내 전화를 한 번에 바로 받는 경우가

거의 없던 것이 문득 생각난다.


래, 어쩌면

난, 네가 이번에도 나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을 거란 걸 예상했었다.


항상

고있는 건가, 다른 일을 하고 있나.

별 핑계를 대며 너를 감싸왔고

어느새 그런 너에게 무뎌져왔지


너에게 전화오기만을 기다리며 잠도 설쳐대던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하루 종일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너의 전화가 오면 자존심도 못 지키고서

기다린 티를 내며 바로 받아버리던.


그랬던 나를 생각해보면


너는 그냥 

 전화를 간절히 기다리지 않은거다.

그냥 그런 것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의 장점이, 단점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