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첫눈 May 24. 2020

나를 잠식하는 최대한의 불행

거짓으로 치부되어버린 지난날의 시간들

결국 최후의 모습은

저기 저 하수구 밑 구정물보다 못한

더러운 모습이었다.


너란 사람을 조금은 안다고 자신했는데
이렇게까지 할 사람은 아닐 거라고 조금은 안심했는데.


그렇게도 사람을, 사랑을 믿지 말자 다짐해놓고서
내가 참 안일한 생각을 해왔나 보다.
너란 사람에 대해 바람에 흩어 사라지는

고운 모래 자락 한 움큼의 크기보다도

모르던 주제에.


네 본모습은 그런 추악한 모습이었고

그것을 겪어봤음에도 그저 실수로 덮어두고서

너를 감싸 왔던 내가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너무 행복했기에

최대한의 불행이 나를 덮쳐온 걸까.

언젠가 이 행복이 깨질 거란 것은 알았지만
이런 식으로 끝이 날 거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넌 날 사랑하긴 했던 걸까.

하나의 인격체로라도 생각하긴 했을까.


넌 그렇다고 말했지만

나를 황홀하게 만들던 너의 그 문장들이 진심이었든 아니었든 지금와서  모든 것들


아무 상관없는 것이겠지.



너의 그 행동으로 그 진심들은

모두 거짓으로 치부되고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저 멀리 내던져져 버렸으니.



이젠 아무것도 묻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너를 조금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더 이상의 여지를 두고 싶지도 않다.


내가 본, 들은 모든 네 행동들.

그것만이 이제는 내게 진실이 될 뿐.

매거진의 이전글 탈이 난 것이 분명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