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나는
괴물이 된다.
아무 색도 없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어떠한 형태도 없는
그저 그러한 모양의 괴물.
가만히 눈을 뜨고 있다보면
모든 것에 지친다.
아무이유없이.
모든 것이 밉고
모든 것에 화나고
모든 것에 마음 아파한다.
특히 너에 대한 것에.
조금 하얘진 줄 알았건만
나는 그대로 까만 재로 형태도 없이 흩어져있어.
아무 것도 아닌채로.
아니 차라리 정말로 내가 아무것도 아닌채로
흩어져 이대로 사라저 버리면 좋겠다.
검게 그을린 마음과
쉽게 부서져버린 몸이
전부 다 흩어져 사라져버린다면.
사라져버려
그냥 사라져버리고싶다
새빨간 불에 그을려진
새까만 재처럼
바람에 흩날려 사라져버리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