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절대 모를 이야기
아무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어두운.
넌 모르겠지
사실 내가 얼마나 우울하고
또 절망적인 사람인지.
이걸 고치지 않으려 하는
나 역시도 문제 인걸 알아.
그렇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걸.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나는 무슨 일이 없더라도 울어
그냥 내가 사는 것 자체가 슬퍼서 울어
당장이라도 죽어도 후회가 없는 것처럼,
아니 차라리 당장이라도 죽는 게
훨씬 나은 것처럼 생각하며.
그냥 내 생각은 그래
어떠한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데
굳이 살아가야 하나.
정말 차라리 당장이라도 죽는 게
이 사회에서 조그마한
박힌 돌 하나 빼내는 것 마냥
시원한 일이 아닐까 싶어.
그런데 널 만나고 조금은 달라졌어.
굳이 무슨 목표가 없더라도
이렇게 너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거라면
나는 조금은 더 살아도 후회가 없겠다.
어차피 내일은 없다고 생각한 인생
너와 함께라면 조금은 덜 후회하고
조금은 더 재미있게 살아가다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이 조그마한 변화가
-항상 생각에 생각이 더해져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에게는
얼마나 큰 변화였는지,
너는 모르겠지.
그래서 너는 나에게 소중했어.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을 쥐어준 사람이었으니.
내 머릿속을 처음으로
공백으로 채워준 사람이었으니.
그렇지만 이제는 달라졌어.
너로 인해 경험해봤던 그 행복을
이제 너로 인해 꺾어야만 했으니.
나에게 익숙해져 항상 같은 일상에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너.
나와 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너.
난 그 다를 것 없는 일상에 지쳐가.
너는 이제 날 사랑하지 않는 걸까.
아니 사랑하는 것은 맞지만
나는 그저 너의 옆을 묵묵히 지키는
허수아비 같은 사람인 걸까.
그렇다면 차라리 나는
당장이라도 죽어도 상관없을 것만 같던
그 삶을 다시 선택할게.
적어도 내 처음이자 마지막 희망이라 느꼈던 너에게까지
이런 비참함을 느끼기는 싫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