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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Aug 11. 2020

너는 절대 모를 이야기

아무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어두운.

넌 모르겠지
사실 내가 얼마나 우울하고

또 절망적인 사람인지.


이걸 고치지 않으려 하는

나 역시도 문제 인걸 알아.

그렇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걸.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나는 무슨 일이 없더라도 울어
그냥 내가 사는 것 자체가 슬퍼서 울어
당장이라도 죽어도 후회가 없는 것처럼,
아니 차라리 당장이라도 죽는 게
훨씬 나은 것처럼 생각하며.

그냥 내 생각은 그래
어떠한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데
굳이 살아가야 하나.
정말 차라리 당장이라도 죽는 게
이 사회에서 조그마한

박힌 돌 하나 빼내는 것 마냥

시원한 일이 아닐까 싶어.



그런데 널 만나고 조금은 달라졌어.
굳이 무슨 목표가 없더라도
이렇게 너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거라면
나는 조금은 더 살아도 후회가 없겠다.

어차피 내일은 없다고 생각한 인생
너와 함께라면 조금은 덜 후회하고
조금은 더 재미있게 살아가다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이 조그마한 변화가

-항상 생각에 생각이 더해져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에게는

얼마나 큰 변화였는지,

너는 모르겠지.


그래서 너는 나에게 소중했어.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을 쥐어준 사람이었으니.

내 머릿속을 처음으로

공백으로 채워준 사람이었으니.

그렇지만 이제는 달라졌어.
너로 인해 경험해봤던 그 행복을
이제 너로 인해 꺾어야만 했으니.

나에게 익숙해져 항상 같은 일상에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너.
나와 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너.
난 그 다를 것 없는 일상에 지쳐가.

너는 이제 날 사랑하지 않는 걸까.
아니 사랑하는 것은 맞지만
나는 그저 너의 옆을 묵묵히 지키는
허수아비 같은 사람인 걸까.

그렇다면 차라리 나는

당장이라도 죽어도 상관없을 것만 같던

그 삶을 다시 선택할게.

적어도 내 처음이자 마지막 희망이라 느꼈던 너에게까지

이런 비참함을 느끼기는 싫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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