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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Aug 19. 2020

너라는 존재

나에게 있어 세상 전부인

나는 눈으로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눈은 천 개의 허물을 보지만,

나의 마음은 매혹된 듯 그대를 사랑하노라.


셰익스피어 소네트



네가 나에게 너의 어떤 점이 좋으냐 묻는다면,

나는 한참을 망설일 것이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고작 몇 문장으로 표현해낼 수 없는

그러한 무한한 것이기 때문에.


그래, 흔히들 말하는

너라는 사람 그 자체가 좋은 것이 맞겠다.


네가 나를 보고 웃지 않더라도

다른 곳을 보고서 환히 웃을 때

입술 양 옆에 생기는 그 주름이 좋아.

웃을 때 살짝 보이는 너의

작고 귀여운 치아들이 좋아.

웃을 때 길게 찢어지면서

조금은 도톰하게 올라와있는

네 입술이 좋아.

강아지 같이 내려가 있으면서

웃을 때 살짝 접히는 네 눈매가 좋아.

어딘가를 바라볼 때 까맣게 빛나는

네 눈동자가 좋아.

살이 조금 올라와

통통하게 붙어있는 네 볼살이 좋아.

옆에서 바라볼 땐 높으면서도

앞에서 바라볼 때 조금은 통통한 네 코도 좋아.

안경을 벗을 땐 조금은 성숙하고

쓸 땐 귀엽게 변하는 네가 좋아.

가끔 뜬금없이 나를 위해 애교를 부리고

재롱을 떨어주며 날 웃게 해 주는

네 모습이 좋아.

항상 부드러운 말투로

나를 사랑한다 말해주는

그 목소리가 좋아.

잘 때 항상 내 머리 밑에 놓아주는

조금은 두꺼운 네 팔이 좋아.

네 품에 안겨

오로지 너만을 느끼고서

아무 걱정 없이 자는 그 순간이 좋아.


이 모든 것을 충족해주는 사람이 오더라도

나는 너만을 사랑한다 말하겠지.

결국 너를 너무도 사랑하기에

너의 모든 행동과 모습들마저 사랑하는 것이므로.


내가 널 이렇게까지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걸

너는 알까.

네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너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걸.


너는 나의 전부다.

내가 가슴 벅차도록 자랑스레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런 나의 마음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 줬으면,

이런 내 마음이 바닥나지 않도록

나를 조금 더 안아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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