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첫눈 Feb 04. 2018

잠이 오지 않는 밤,

너에게 쓰는 편지.

잠이 오지 않는다.

분명 이럴 줄 알고서 맥주 한 병을 들이켰건만 피곤한 건 그 때뿐,

지금은 아무리 눈을 감고 있어도

이 너로 가득찬 혼잡한 생각들 때문인지

도저히 무의식에 빠져들 수가없다.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을 땐,

 잠이 특효약이라.


하지만 이 복잡한 생각들을 잠재우기엔 너무 마음이 혼잡하기에.


갤러리를 보았다.

너와의 추억이 다시 한 번 보고싶어져서가 아닌,

그저 나 혼자만의 추억들이 궁금해져서.


그러나 첫 장부터가 너와의 추억이었고,

나는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쭈욱 우리의 추억을 되새기다 보니

어느새 갤러리속, 너와의 추억이 막바지를 달렸다.


 뒤로부턴 왠지 익숙치 않은 혼자만의 사진들.



너 하나 잠시 사진속에 등장하지 않았을 뿐인데, 그렇게 이상할 수가 없었다.

사진속의 내가 네가 아닌 카메라를 응시하고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도 어색한게..


사진들을 모아보니

내 갤러리는 너와 내가 만나기 전 후로

연스레 구분이 되어져있었다.


그와 함께

 내 지난 삶의 모든 추억들 역시도.



언제부터, 얼마나 알았다고

넌 이렇게 내 추억들에.

 아니 어쩌면 내 삶에 너의 색을 잔뜩 칠해둔걸까.


벗겨내지도 못하도록.



참 신기하지. 내 지난 삶의 10분의 1도 안되는 기간동안

 너를 알아왔을 뿐인데


이토록 서로를 다 아는 듯,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된걸 보면.



스쳐지나가는 것조차 인연이라지만,

너와의 인연은 그 보다는 훨씬,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짙은 인연이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다면,


너와의 인연이-


기도 했고 웃기도 했던.

힘들었지만 서로만을 바라보며

오직 사랑으로 버텨내고 만들어왔던

추억들이 가득한 이것이,


아무것도 아닌 그저 가벼운 것이었을 뿐이라면,


나는 다시는 인연이라는 것을 믿지 아니할테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