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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Apr 15. 2021

이대로 썩어 없어져 버린다면

바랄 게 없는 삶일 텐데

 왜 이리도 사는 것이 지칠까
모든 사람이 잠시 쉬었다 가는데
왜 살기 위해서 나 혼자만
아등바등 노력하고 발악을 하는 걸까.
내 옆에 있는 너조차도

내 지친 하루를 안아주지 않고

나를 내버려 둔 채로
다른 이들과 웃고 있는데
나는 도대체 어디에 기대 안도의
미소를 지어야 할까.
도대체 어디에 기대야 하는 걸까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졌다 할지라도
이렇게 지치고 어딘가 꽉 막힌 날에는
나도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

어쩔 수 없는 사실인데
왜 아무도 나를 안아주지 않아.
왜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

한 순간 빗방울로 떨어져 내렸다

증발해버리는 수증기처럼
이대로 아무 형태도 없이 사라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난 홀로 이렇게

고뇌하고 체념한 채로 서있나.
이런 날엔 죽어있는 나무처럼
아무 생각도 없는 채로 썩어 없어져 버리고만 싶다.
숨 쉬는 것조차 버거운 나에겐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삶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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