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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Dec 07. 2015

수두 이 웬수

또 내 탓이오

아들은 그곳에서 6학년 2학기를 다닐 확률이 높다. 아는 게 근심이라고, 그쪽 학교에서 수두 접종 두 번(한국은 보통 한 번임) 요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한 번 더 맞으면 돼...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준비한 접종 서류에 수두가 있다? 없다??


없다.


망했다. 물론 언제 맞혔는지 기억 그딴 것도 없다. 최근에 본 미드 "더 미들"에서 삼남매를 둔 부모가 셋 중 막내에게 수두 접종을 반복해서 하고 둘째는 빼먹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들은 나보다 나은 인간이었다. 적어도 그걸 발견할 수 있는 증빙은 있었으니까.

너네 부모님은 나보다 나아...


심지어 난 애가 자기가 수두를 가볍게 앓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 기억도 없다. 뭐니, 나 엄마 맞니??


어쨌든 앞서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기억도 기록도 없으면 방법이 없다. 아무도 날 돕지 못한다.


난 거의 복장 터지는 심정으로 대학병원에 문의를 해서 소아과에서 수두 항체검사를 예약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추가접종을 할 수도 없단다. 대학병원답게 곧바로 검사도 불가, 목요일 오전 예약을 했다. 떠나기 사흘 전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생활기록부 영번역공증을 알아보니 번역공증에는 최소 만 이틀이 걸리고.


돈도 시간도 스트레스도 모두 내 탓이다. 목요일에는 아들이 한국에서 보는 마지막 기말고사까지 있는데 정말 다행히도 시험이 6교시란다. 사실 그냥 우겨보고 싶지만 간이 작아... 난 너무나 간이 작아.


영문출생증명서는 출생한 병원에서 가족 전체의 여권 등을 가져오면 끊어준다고 했는데 다른 서류로 대체 가능하다고 해서 안 가려고 한다. (혹시 준비하는 분이시라면 반드시 직접 가야 함다)


딱 2주 남았는데 어쩐지 매우 쫓기는 기분이 들고 막막하다. 내 스케일로는 정말 벅찬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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