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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Dec 30. 2015

학교에 안 간다고 아이는 신나고

아놔 나는 진짜 보내고 싶구만 ㅋ

우리가 살 아파트는 오늘 카펫 청소 중이다. (같은 아파트 사는 아주머니한테 오늘 들었다. 이곳의 한인사회는 손바닥만할 것으로 쉽게 예상되는 시추에이션이다. 교회에 나가기라도 하면 나는 진정 빠져나갈 곳이 없다) 이제 내일 이사를 나가면 정착도 마지막 단계...


일 줄 알았나!!!


아직 애 학교 문제가 해결 안 됐다능ㅋㅋㅋ


켄터키주는 시골이라고 얕봤는데 생각보다 학교 진학에 앞서 여러 가지 준비할 것이 많았다. 무엇보다 TB 테스트라는 것이 있는데,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라는 것을 필수로 거쳐야 한다. 이것은 한국에서 미리 하고 올 수도 없다. http://www.health.nsw.gov.au/Infectious/tuberculosis/Documents/Language/skintest-kor.pdf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아동들은 대개 BCG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거의 양성 반응이 나오는데, 이것은 결핵에 걸린 상태여도 나오는 반응이어서 양성이 나오면 엑스레이를 찍으러 가야 한다. (오, 마이갓~) 되게 어이없는 게, 한국에서 준비해온 접종 리스트에 BCG가 있으면 으레 양성이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검사도 안 해주기도 한다. 여기서 되게 웃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이 태어난 산부인과의 접종 기록이 누락되는 바람에 내 리스트에서는 이 백신이 빠졌고, 그래서 우리 아들은 테스트를 받을 수가 있었다. ㅋㅋㅋ 다른 애들은 엑스레이로 보내버리더라능. 그리고 또 하나의 행운이 발생했다. 아들의 양성 반응이 되게 미약하게 나타났다!! 앗싸 가오리... 그래서 우리 아들은 경사스럽게도 이번 일행 중 유일하게 TB 통과.



여기서 기립박수를 치며 모든 과정이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한국에서 확인한 '수두 추가' 외에도 필수접종 하나를 여기서 발견한 것이다. 이건 확실히 법정 접종이 아니어서 안 맞힌 ㅋㅋ 수막구균. 두 방입니다. 짝짝짝. 당첨되셨습니다. 한푼이 아쉬운 유학생 가족들은 어디에서 싸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지 수런거리기 시작했다. (수막구균은 중학교 대상의 접종이라 대상 아동이 단 둘인데 그 집 엄마는 꼼꼼하게 자료를 보셨더라... 난 수두 생각에 그 밑은 제대로 보지도 않았어...)


그래서 그 뒤로는 뭐, 민간 펀드로 운영되는 baby health service를 비롯(이곳을 알려주신 미국 할머니, 저희가 저소득층 아시안으로 보였군요... 감사합니다. 부자로 보이는 것보다 안전할 것 같아요...) bluegrass first health(이름이 뭔지 이미 지워지고 있음) 등을 전전하다가(여기서는 가장 빨리 의사를 만나 접종받을 수 있는 날이 1월 6일이라고) 결국은 보건소를 갔다! public health ...(그놈의 헬스 어쩌구를 너무 갔더니 이젠...) health department 내부에 있는데, 예약 날짜는 14일로 한참 더 늦지만 이곳에서 일정 서식을 10불의 수수료를 내고 발급받으면, 남은 접종 약속을 학교에 증명해서 먼저 등교를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서류 검토를 받은 결과 예상보다 훨씬 낮은 40여불로 두 접종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수막구균이 한국에서 10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접종 문제는 일단 마무리되었지만, 슬프게도 교육청이 남아 있었다. 교육청에서 어학 레벨을 테스트받아야 학교에 다닐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너무나도 멋진 홀리데이 시즌. 식당이나 점포는 그럭저럭 휴일 당일을 피하면 이용할 수 있는데, 교육청과 학교는 얄짤 없이 길고 긴 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전화로 문의를 하려 했는데(이런 짧은 영어로 전화 영어는 정말 겁나고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안내 멘트가 나와서 슬펐다. 꿋꿋하게 잘 외우지도 못하는 내 번호를 남겼지만 과연 애는 언제 학교에 갈 수 있을까? 교육청 업무 개시일이 4일이고, 개학도 4일인데.


그 외에도 준비해온 접종 서류가 영어라 안심하고 있었더니 그것을 또 켄터키주에서 요구하는 서식으로 바꿔야 했고(물론 돈 들었음), 아이의 기초적인 신체검사도 필요했다.


학교는 못 보내도 테니스는 보낼 수 있다!! 소개받은 lexington tennis club에서 월요일에 시작하는 테니스 클리닉에 등록시켰다. 5레슨에 85불로 한국에 비해 싸다. ㅠ_ㅠ


학교에 널 보내버리고 싶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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