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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Jan 27. 2016

처방을 받아서 처방사료

뺑뺑 돌았습니다만

한국을 떠나기 직전에 아롱이가 처방사료를 먹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병원에서 사지 않았다. 이유는 1. 사료가 미제라 미국에선 훨씬 더 쌀 거라서 2. 짐이 많은데 늘리기 싫어서. ㅠ


그래서 급하게 강대에서 네덜란드산 트로벳으로 요로결석과 신장에 대한 작은 두 포만 사서 들고 왔다. 그리고 남아 있던 오가닉 사료를 소량 섞어서 급여하다가 드디어 때가 된 듯하여 예전에 미리 아이쇼핑해두었던 반려견 전문매장에 위풍당당하게 걸어들어가 사료를 집어들고 계산을 하려 하자!!


"처방전 있으세요?"


하신다;;

순간 처방이 있어야 하는가!!! 하는 빅깨달음과 함께 두 가지의 딥빡침이 왔다.

1. 수의사가 개를 함 쳐다보기만 해도 20달러던데. ㅠ 처방전 받으려면...

2. 12월에 오줌 뽑아서 검사를 받았는데 다시 방광에 주사를 꽂아야만 함??


점원은 수의사에게 전화 연락을 해서 처방전을 팩스로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이미 근무시간은 넘었기 때문에 됐다고 하고 야채로 된 새 간식만 챙겨들고 나왔다.


집에 와서는 구구절절 이 3킬로짜리 개 소변 테스트를 다시 받게 하고 싶지 않다, 한국에서 한 검사 결과지는(지난번 항체가 검사 때 복사해서 줬음) 보셨을 거고, 한국 수의사가 최소 6개월간 처방사료를 먹으라고 지시했었다... 블라블라


그랬더니 깔끔하게 어느 사료를 처방하면 되냐고, 어느 매장으로 갈 거냐고 묻는 답장이 왔다. 나는 어제 헛걸음했던 매장 말고 더 큰 매장의 주소를 보냈다. 그리고 남는 게 시간이니 바로 출발!


20분 걸려 매장에 도착해서 매우 더듬거리며(전화영어는 극복을 못하고 귀국할 조짐) 담당 병원에 전화했더니 매장 안에 있는 병원에 연락해놨으니 거기서 처방전을 받으라는 쿨내 진동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병원 카운터의 할머니 간호사에게 얘기하자 연락받았다며 개를 그 병원에 등록하고 나서 처방전을 줬다. 무료였다!!! (돈 내야 하나 어물쩍거리며 눈치 보고 있었는뎈ㅋㅋ)

살 때마다 다시 처방 받아야 하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지만 discard 날짜가 반년 후네. 1년 얘기할 것을...


 게다가 로열캐닌 사료 10달러 할인되는 쿠폰을 선물해주신 도티 할머니 정말 감사해요!! 당당하게 사료를 계산하면서 기분 좋아서 1불 기부도 했다. (petsmart는 결제 단계에 기부 여부를 묻는다)

쿠폰 위력 쩐다...


일단 너무 큰 포대는 부담스러워서 작은 포대로 사 왔지만 먹는 속도를 봐서 나중엔 큰 포대로 쟁여놓을까 싶다.


안심해! 너 먹이 왔다!!

science hill 처방사료는 기호성이 너무 나쁘다고 들은 바 있어서 로열캐닌 사 왔으니까 잘 먹어야 돼~

계산할 때 내 앞순서 할머니가 나한테 무슨 개 키우냐고 묻길래 잡종이라고 했더니 계산대의 점원이 잡종이 젤로 좋다고 얘기했다. 씬이 나서 "I think so"하고 대답했는데 본의 아니게 할머니를 둘이서 깠나...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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