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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Mar 03. 2016

멀리서 온 나쁜 소식

모래알갱이가 씹히는 기분

비즈니스로 만나는 사이라 해도 최선을 다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자부한다. 순전히 그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행사를 만들어 주말을 쏟아붓기도 했고 울어가면서 그 책도 만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는데도 모르는 사이에 배신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이 착하고 순진한 사람은 백치처럼 호랑이 아가리로 갔다. "이용된다 해도 괜찮아요"라니 그게 말이야 방구야.


착한 사람이 복 받는 건 거의 못 봤는데 쪽쪽 빨리는 꼴은 자주 봤다. 나는 정말 멍청한 것을 못된 것만큼 싫어하는 인간인 것이, 그 순간 난 정말 남은 감정이 하나도 없어지고 말았다. 연민도, 걱정도, 지난 추억도 마법처럼 사라졌다. 또 하나의 냉소만 남았을 뿐이다.


그에게 충실하고 성실했지만 정말로 사랑하지 않아서 이 정도 경상으로 끝났으니 다행이긴 하다.


조심조심 마음에 아무도 안 들이려고 애썼어도 결국 몇 사람은 들어와버렸다. 벌써부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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