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중년여자 Oct 06. 2015

환율 그 속쓰린 계산

일희일비하기 싫지만

내 처지로선 상당히 고액을 달러로 준비해야 한다. 당장 한겨울에 외지에 떨어지면 집과 차, 기본 세간이 필요하다. 여행 갈 때 하는 몇십 만원의 환전과는 스케일이 완전 다르다. 남편은 가끔씩 환전에 대해 물었지만 나는 완전히 무대책이어서 꿀 먹은 벙어리였다. 가기 전에 몇 달의 시간이 있다는 것이 날 오히려 막막하게 만든다. 영리한 척하며 미리 바꿔놨는데 오르기라도 하면 나 같은 소심자는 기절하게 약이 오를 것이다!

일단은 세관과 무관하게 들고 나갈 수 있는 세 식구의 3만 달러(-3달러)를 환전하기 위해 오늘부터 환율 조회를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의 달러값은 1168원. 사흘 동안 지켜보고 내려가는 방향이면 사는 방법으로 일단 만 단위로 사려고 한다. 무섭다. 제발 내려줘. 가난한 유학생 가정이 별 탈 없이 1년간 살 수 있도록!


그저께 남편에게 유학에 따른 경제 타격과 불안을 털어놓고 마구 울었다. 사실은 유학을 결정한 올초부터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응어리였기 때문에 속은 시원해졌지만 결국 우리 부부도 돈 때문에 힘들구나 생각하니 입맛이 쓰다. 다 그놈의 돈 땜에 그렇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