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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여자 Jun 16. 2016

샌 프란시스코의 주차전쟁기

if you're goin' to san francisco

그냥 평범하게 우리 일정을 얘기하다 보면 이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풀기 힘들 것 같아 주차 섹션을 따로 얘기해보려고 한다.


첫날

의도-차는 출발점에 두고 관광 후 가지고 숙소 귀환

종일 요금이 싼 곳을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사설 주차장의 25불 표시를 봤다. 바로 맞은편 지상 주차장도 25불이었지만 같은 돈이면 실내주차가 낫지 했는데...

들어가서 보니까 4월부터는 30불이셨고.

속상했지만 5불은 그냥 인생을 배우는 데에 썼구나... 하고 돌아섰지만.

총 주차비 30불


둘째날

의도-피어39 근처의 식당을 이용하며 무료주차를 얻어내고 모자란 시간은 치열하게 시간을 따져 계산해 주차한다. 항구 일정 후에는 시내주차 필요.

어제 5불에 대한 설욕을 위해 아들이 점찍은 유명한 명소 식당을 쓰면 3시간 무료주차인 주차장에 당당하게 차를 댔다. 그런데 읭? 2시간 45분 만에 돌아와서 식당에서 스탬프를 받아온 주차티켓을 당당하게 넣었더니 읭?? 할인 없이 33불이??

5불 정도가 아니라 33불... 겁나 당황해서 식당에 달려가 따졌더니 자기네 식당이 1층은 카페고 2층이 다이닝인데 1층 한 시간, 2층 두 시간 무료주차라고 한다. 한 시간도 할인된 가격이 안 찍힌다고 따지자 자기들은 스탬프 찍어줬으니 모르는 일이라고.

주차장엔 직원이 없었고 안내문의 전화번호 둘 다 전화를 안 받고, 시간이 흘러 주차요금은 36불로 올랐다. 더 이상 호구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거라도 내고 그 악마의 주차장을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갈며 기계에 돈을 바쳤다.

우리가 계산하는 동안 옆 기계에서 한 여성이 흥에 넘쳐 춤을 추며 신용카드를 넣어 계산 중이었다. 있는 지폐를 다 끌어모아 처량하게 계산 중이던 내 눈에 그녀는 (신용카드도 있고) 행복해 보였지만...

우리가 돈을 털릴 때 그녀는 아예 카드를 먹혔다.

카드를 먹은 채 정산기는 cancel 명령에 복종하기를 거부했고, 그녀는 춤을 멈췄고 넘편은 차에서 기다리다가 뭔 일이요 하고 달려왔다. 난 "전화해도 안 받을 거예요..."라고 말할까 망설였지만 그냥 그 자리를 떠났다. 저주받은 주차장을 어서 떠나 차를 옮기고 싶었다.

사실 옆에 3시간 30분 이후로는 max 요금 45불이라고 나와 있었고 그냥 거기 세워놓는 게(이왕 36불 날림) 이득 같기도 했지만 이 주차장의 방침이나 기계 모두 믿을 수가 없었다. 혹시 피어39 및 그 근처 식당을 갈 때 우리처럼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다시 생각해보시길. 식당에서도 주차장에서도 책임 안 져줌. 위치는 바다를 보며 오른쪽엔 피어39, 왼쪽엔 보딘이 있는 지상주차장.  

깊은 상처를 안고 우리는 어제 들어갈까 멍설였던 하루 요금 25불짜리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머리가 핑 돌 지경이지만 차는 대야 하니까. 여긴 티켓을 가지고 차단기를 통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단일요금 티켓을 사서 차 앞쪽 유리에 보이도록 두는 형식이라 먼저 차를 주차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차장을 나가려던 차에서 미국인이 급말을 걸어왔다.

"어이, 10달러 주면 내 티켓 줄게."

잠시 멍했지만 15불을 아낄 수 있겠다는 빠른 계산을 마치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까의 아픔이 좀 가신 느낌도 들고 좋았는데 티켓에 찍힌 가격이 20불인 걸 보니 읭? 우리 또 속았어?? 어안이 벙벙해졌는데 또 알고 보니 이거 평일엔 20불 주차장이었네!!

단언컨대 피어39 주변에서 얘가 젤 쌉니다.

저녁 먹으러 시내 갔을 때엔 꽤 가격표가 복잡한 주차장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퇴근 시간 이후 몇 시간만 한 시간에 1.5불! 개싸네!(주차요금에 고문당하고 나니 물가감각 희미해짐) 3불 내고 나왔다.

총 주차비 49불


셋째날

의도-새벽 투어버스로 요세미티 다녀올 것이라 다운타운 종일주차.

후후... 전날 이용하며 철저하게 미리 직원에게까지 확인받은 early bird 요금! 아침 8시 반 이전에 입차한 차는 종일 요금이 19불이거든!

다운타운 주차하실 분을 위해 남겨둠.

총 주차비 19불


아들이 물었다.

"샌 프랜시스코의 주된 산업은 뭘까?"

난 대답했다.

"주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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