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제목을 이렇게 뽑으면 되게 근사한 것 같지....
LA의 하이라이트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헐리우드가 이 날의 테마. 사실 올랜도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규모면에서 확실히 볼 만하다고 들었지만, 헐리우드에는 또 원조집만의 메리트가(영화 세트라든가...) 있다는 생각에 물론 아들이 결정했다. 나는 가기 싫었다. 왜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을 확실하게 즐기고 와서 아무 한도 남지 않았거든. -_-;; 이 날 이용할 패스와 주차장 이용권은 이미 모두 구입을 했는데, 난 지금도 매우 의심하고 있다. 왜? 왜 때문에 이렇게 비쌈? 농담이 아니고 한 사람 당 225불 정도가 들었다. 러프하게 계산해서 25만원 정도다. 너무 비싸서 프론트 오브 라인 티켓에 이미 이용권은 포함되어 있는데 중복으로 산 게 아닌가, 아들을 의심하고 있다. (의심한다 해도 이미 늦었지만...)
아직도 정확한 진실은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이 표가 비싼 만큼 특별대우는 제대로 해주는지라, 날짜가 임박하자 너네는 우리의 소중한 호구로서 한 시간 일찍 테마파크를 이용할 특권이 있다고 메일이 왔다. 예약한 주차장을 찾느라 조금 헤맸지만 지시받은 대로 아침 8시에 현장에 도착하자 유니버설의 상징인 지구가 떠억 우리를 기다렸다. (하지만 구면이라고.. ㅠ_ㅠ) 8시가 되고 먼저 오픈한(전 구역을 열지 않음) 해리 포터 존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이곳의 해리 포터 존은 일본이나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한참 늦게 올해에야 오픈했기 때문에 사람 미어터질까 봐 매우 긴장했는데...
네, 한 마디로 사람 없네요. 일본의 반 정도?
넓이도... 일본의 반 정도?? (체감.. 실제로는 비교해보지 않음)
모든 어트랙션(4D와 관람쇼 투어 모두 포함) 다 정복하니까 저녁 6시. 왜 이렇게까지 비싼 돈을 주고 프론트 오브 라인을 샀나 허무해지고 막 ㅎㅎ 물론 워터월드 쇼 같은 경우 공연 후에 배우들이 설명하고 토크하는 특전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돈값은 아니지 않았나!
그래도 미국만의 훌륭한 점을 꼽자면 캐릭터를 연기하는 분들의 헐리우드 본진다운 프로정신이었다. 대사와 혼신의 연기가 일품이었달까. 랩터 줄루와 사진 찍는 시추에이션을 연출한 주라기공원의 조련사 아저씨께 1등산 드린다. 가장 말이 많았던 옵티머스 로봇께 분투상 드리고, 한국어를 네 마디 정도 속사포로 구사하고 카메라 셔터 타임에 '김치'까지 외치신 동키에게 한국어상 드리고, 마릴린 몬로께 싱크로상 드린다.
헐리우드에만 있는 세트장 투어도 좋긴 했는데 4D에 좀 지치는 느낌이 있었다. 그거 그만 보여주고 세트 안쪽 구경을 시켜주면 좋으련만 싶었다.
아무래도 3년 전에 일본에 갔었기 때문에 일본하고 비교하게 되는데, 에라, 그냥 막 비교해봄. 표를 그리면 좋을 텐데 표만 생각하면 회사원 시절의 두드러기가 살아나므로 그냥 떠들기로 하겠다.
일본의 익스프레스 패스와 미국의 프론트 오브 라인의 차이점
1. 가격 차이 : 약 10만원 차이남(이건 아무래도... 아냐, 조사하지 말자)
2. 익패는 지정한 어트랙션 5개에 한정해서 우선 입장 권한이 있지만 프론트는 제한이 없이 모든 어트랙션에서 우선 입장 권한이 있다. 다만 우선 입장 권한은 두 쪽 다 쓰고 나면 소멸된다. 또 타고 싶으면 그땐 줄 서야 함.
지금 생각해 보면 이용객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그런 제한이 있는 건가도 싶다. 일본의 해리 포터 존은 시간대별로 입장객을 제한했는데(그래도 미어터졌음) 미국은 그런 거 없고. 전체적으로 면적 차이가 있는 만큼 라이드도 일본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쥬라기공원은 일본에서 본 티라노 포인트가 미국 본토에 없어서 대실망했다. 그거 진짜 재밌는데!! 죠스도 재밌는데 미국에 없음 ㅠ_ㅠ 다행히 스파이더맨은 심슨 가족 어트랙션이 그럭저럭 대체할 만했다.
익패나 프론트나 확실한 사실 하나는 "돈이면 모두 해결"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준다는 사실이다. 두 번 다 두 번 다시는 못 올 것 같아 자본주의가 던진 제안을 두 번이나 덥석 물었지만 내 맹세코 세 번은 물지 않겠다. (라고 쓰고 다신 자식놈을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읽는다)
아들은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털어서 해리 포터의 마법 지팡이를 샀다. 지팡이는 우리 돈으로 약 6만원쯤 했는데, 그걸로 해리 포터 존의 몇 가게 앞의 포인트에서 정해진 궤적을 그리면 '마법'이 발동된다. 홀린 듯이 그걸 산 우리 아들은 한 이틀 동안 신나서 마법사가 된 기분을 즐겼지만 지금은 모두 잊었다. 그럴 줄 알았다.
마법 지팡이를 파는 가게(이름 까먹음)에 들어갈 때에는 프론트 패스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오래 한 20분 줄을 섰는데, 우리와 가까운 위치에 있던 소년이 시범 상대로 지목되어 지팡이 전문가 상인에게서 지팡이를 추천받는 꼬마 마법사가 되었다. 우리 아들이 너무나 부러워해서 안쓰러웠다. 다른 손님들이 지팡이가 쌓인 곳에 호갱이 되러 나갈 때 그 가족만 그 시범 보여주는 방에 남았는데, 내 짐작으로는 (시기질투 때문에) 따로 시범 보였던 추천 지팡이를 선물한 것 같다.
퍼레이드도 없길래 7시 좀 넘어서 빠져나온 다음 이번에는 민박집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 10마일 저편에서 달려온 짜장면처럼 식고 불어터진 짜장면이야 그렇다치고, 9불이나 받는데 고기 비린내가 펄펄 나서 내 생애 처음으로 만두가 먹기 싫어진 군만두 때문에 빈정이 확 상했다. LA의 한식은 이렇게 연속 이틀 내게 똥을 투척했다.